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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울산시장의 한가한 외유

곽경호 기자 <사회부>

[기자의 눈] 울산시장의 한가한 외유 곽경호 기자 “이 구청장 날 믿으시오.” 박맹우 울산시장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파업 동조 혐의로 행정자치부로부터 피고발 요청을 받은 이갑용 울산 동구청장에게 의미심장한 이 말 한마디를 던진 채 급거 외국으로 떠났다. 박 시장은 현재 시장개척단 명목으로 지난달 27일부터 8박9일간의 일정으로 동남아로 떠났다가 돌연 일정을 연장, 현재 프랑스에 머물고 있다. 울산시장의 외유는 출발부터 논란을 빚었다. 당시 행자부의 울산 동구청장 등에 대한 고발조치 요구에 따르는 듯했던 박 시장은 외유 하루 전 “고발 요구를 따를 수 없다”는 짤막한 성명을 발표한 채 서둘러 떠나버렸다. 곧바로 울산의 각 구청장들은 이번 파업 공무원들에게 기다렸다는 듯 무더기로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 참다 못한 행자부는 “국가 공직의 근간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울분을 토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는 듯하다. 시장이 없는 동안 울산시는 해당 구청장들에게 징계 요구 수위를 다시 정하도록 공문을 발송, 행자부 눈치 보기에 나섰지만 구청장들이 이 요구를 들을 리 만무하다. 전공노 파업 당시 파업에 참가한 12명이 전원 직위해제 조치를 당한 시 공무원들은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며 시와 구청의 다른 잣대에 큰 불만을 표출하는 등 요즘 울산 공직사회는 엄청난 혼란에 빠진 상태다. 시장이 없는 상태에서 앞으로 이 같은 혼란스러움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시장의 이번 외유가 논란을 빚는 것도 바로 이 점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박 시장은 프랑스에서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박 시장은 외유 이틀 전 시내 모처에서 동구청장을 비공개로 만났다. 당시 동구청장은 행자부의 피고발 요구를 받은 상태였고 박 시장은 고발의 주체여서 이 만남 자체도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날 믿으라”는 시장의 약속은 이번 사태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대립으로 몰고 가는 단초를 제공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울산시장의 잘못된 만남과 외유로 공직사회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음을 과연 박 시장은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kkh1108@sed.co.kr 입력시간 : 2004-12-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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