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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5> 돈 되는 창업 아이템 판별법

고객 확보부터 확인하라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수창씨. 어느 날 학교 근처 마카롱 과자 가게 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가게 주인이 배달 이야기를 꺼내며 두꺼운 노트를 보여준다. 배달 내역을 적어놓았는데 이 중 실제로 배달하지 못한 곳이 많았다는 것이다. 혼자서 가게를 운영하기 때문이었다. 수창씨는 문득 다른 가게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몇 주 동안 이백여 점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 대부분에게는 배달 시스템이 없었고 딱히 좋은 해결책도 없었다. 수창씨의 머리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배달 서비스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왜 지금까지 이런 서비스가 없었을까? 수요가 없어서?"

"이걸 테스트할 방법이 없을까?"

수창씨는 테스트해 보기로 했다. 'OO딜리버리'라는 한 페이지짜리 웹 사이트를 만들었다. 학교 근처 음식점 메뉴를 파일로 만들어 올렸다. 그리고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놓았다. 반나절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다음날 한 통의 전화가 왔다.



"△△ 음식점에서 팟타이 하나 배달될까요?"

배달 시스템도 없고 배달원도 없었다. 수창씨는 팟타이를 사서 직접 배달에 나섰다.

다음 날은 2건, 그 다음 날은 5건·7건·10건의 전화가 왔다. 제대로 된 배송 시스템이 없으니 친구들끼리 나눠서 뛰기 시작했다. 수업 중에도 주문받았다. 매일 고객들에게 전화해 서비스가 어땠는지, 음식이 괜찮았는지도 물었다. 완전 개인화 서비스였고 고객들도 좋아했다. 이 서비스는 미국 스탠퍼드대 3학년이었던 스탠리 탕이 시작한 도어대시다. 로아컨설팅에 의하면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는 여섯 가구 중 한 가구가 이용해본 적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올해 5월에는 440여억원(4천만달러)의 시리즈B 투자도 유치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도어대시의 창업 시나리오는 간단하고 빠르다. 물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과 고민이 있었을 것이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보자. 첫째, 문제 검증이다. 고객 관찰을 통해 문제를 확인했고 그 문제를 다른 사람들도 갖고 있는지 빠르게 검증했다. 다른 대안들이 없는지도 살폈다. 둘째, 솔루션 검증이다. 문제 해결의 솔루션을 고객들이 좋아할지 빠르게 검증하는 것이다. 역시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했다. 그래야 실패해도 문제가 없다. 스탠리는 단지 반나절 동안 웹 사이트를 하나 만들었을 뿐이다. 셋째, 비즈니스 모델 확인이다.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며 고객들을 만났고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모든 것을 수동으로 처리했지만 사업 운영의 전반을 알 수 있었다. 이 프로세스는 가벼운 창업을 핵심으로 내세우는 '린 스타트업'의 전형을 따르고 있다. 기회를 찾았으면 빠르게 검증하고 학습해나갈 것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창업을 하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그것을 알기 위해 회사부터 차릴 필요는 없다. 먼저 고객부터 확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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