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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인터뷰]위견 슈퍼트랙 대표, "취업 교육 새바람 불러 온다"

“기술이 아닌 사람 중심의 벤처, 취업 교육의 새바람 불러올 것”

[포춘 인터뷰]위견 슈퍼트랙 대표

“기술이 아닌 사람 중심의 벤처, 취업 교육의 새바람 불러올 것”
<포춘코리아 FORTUNE KOREA 2015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스타트업 창업의 기반은 IT 기술이다.’ 어느 순간부터 IT 기술 없이는 창업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가 돼버렸다. 실제로 국내 대다수 스타트업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되고 있다. 아이디어의 원천이 예술이든 인문학이든 IT 기술과의 접목은 당연한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기술이 벤처를 지배하는 시대에 독특한 스타트업이 탄생해 눈길을 끈다. 대학생, 직장인의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슈퍼트랙(Super Track)’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기술이 지배하는 벤처시장에서 ‘사람’을 강조하며 주목을 받고 있는 슈퍼트랙의 위견 대표를 만나 비즈니스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사무실부터 남달랐다. 전달받은 슈퍼트랙 사무실 주소는 속칭 ‘서울의 비버리힐즈’라 불리는 강남 서초동의 멋들어진 주택으로 기자를 인도했다. 꽤 잘나가는 벤처일 것이라고 나름 확신했다. 대문 앞에서 기자를 맞이한 위견(40) 슈퍼트랙 대표는 넉살 좋은 미소를 지으며 사무실로 안내했다. “사무실 보고 놀라셨죠? 사실 여기는 은사님 댁입니다. 저희는 여기 지하에 세 들어 사무실을 열었어요. 거의 공짜로 살다시피 하는데 매번 뵐 때마다 죄송하죠. 이제 막 시작한 벤처기업에게 사무실 얻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웃음)

사무실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빼곡히 쌓여있는 파일 홀더였다. 슈퍼트랙의 서비스를 소개하는 안내서가 끼워져 있는 파일 홀더는 모두 위견 대표의 손을 거쳐 만들어졌다. “직원이 3명뿐이에요. 그마저도 한 명은 영국으로 출장을 갔고 다른 한 명은 업무를 보러 나갔어요. 제가 일일이 안내서를 만들고 홀더에 꽂아 넣었습니다. 오늘도 발품을 팔아 고객사를 찾아야 하거든요.”

진로 탐색 컨설팅 스타트업 슈퍼트랙은 인생 여정의 나침반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슈퍼트랙의 공동 창업자인 위견 대표(왼쪽)와 허홍조 이사(오른쪽)는 성공적인 컨설팅을 위해선 희망보다 직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벤처와 취업 컨설팅의 낯선 조합

가벼운 이야기를 나눈 후 슈퍼트랙에 대한 본격적인 질문을 던졌다. 궁금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기존 벤처기업과는 너무나 달랐다. 우선 그 흔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없었다. 구성원이 불과 3명인데 그 중 IT 기술 관련 개발자가 없었다. 더구나 진로 탐색 컨설팅 분야는 이미 너무나 활성화된 이른바 ‘레드오션(Red Ocean)’시장이었다. 벤처기업 사업 아이템으론 결코 어울리지 않는 분야임에 분명했다.

그래서 위견 대표에게 물었다. 슈퍼트랙은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슈퍼트랙은 진로 탐색과 재취업, 창업을 교육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취업을 준비하거나 직장인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할 때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곳은 사실상 없다고 봅니다. 슈퍼트랙은 교육 프로그램 제공 수준을 넘어 힘들 때 조언을 주는 코치,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인생 여정의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하는 회사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멋진 말이었다. 인생 여정의 나침반 같은 회사라니. 하지만 현실적으로 나침반을 자칭하는 진로 탐색 컨설팅 기업은 너무나도 많다. 차별화된 점이 있을까? 그는 슈퍼트랙의 강점으로 직장인들을 위한 재취업 컨설팅을 예로 들었다.

◆취업 컨설팅, 희망보다 직언이 필요하다

“기원전 1600년경, 에게 해에 위치한 테라 섬에서 어마어마한 화산폭발이 일어났어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자연재해였죠. 당시 화산폭발은 거대한 쓰나미를 몰고 왔고 주변 섬을 강타했습니다. 그로 인해 화려했던 크레타 문명은 한순간에 한 줌의 재로 사라졌죠. 저는 이러한 갑작스러운 변화가 이 시대를 사는 직장인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도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상황이 오리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해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미래를 대비해야 합니다. 저희는 이러한 직장인들의 현실에 주목했죠.”

슈퍼트랙 재취업 컨설팅의 특징은 장밋빛 미래보단 위험을 알리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이렇게 준비하면 대박 날 수 있어’라고 말하기보다, ‘이렇게 준비하면 망해’라는 실질적 조언을 우선한다는 것이다. 위견 대표는 말한다. “재취업을 준비하는 직장인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지갑이 두둑하다는 겁니다. 퇴직금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대부분 가게를 열려고 해요. 치킨집이나 커피숍 같은 요식업이 제일 만만해 보이니까요. 그러나 결코 성공은 쉽지 않아요.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매년 새롭게 오픈하는 치킨집과 커피숍 중 시장 안착에 성공하는 가게는 7~8%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막연한 기대감을 주기보단 실패사례 공유를 통해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필요해요. 그것이 저희 슈퍼트랙의 특징이기도 하고요.”



슈퍼트랙의 재취업 프로그램에는 특정 분야에 부합하는 맞춤형 강사들이 투입된다. 강사들은 강의를 전문적으로 하는 인력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위견 대표는 최근 진행한 제주도 펜션 사업 강의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제주도 펜션 사업은 재취업을 희망하는 직장인들의 로망입니다. 하지만 로망만으론 창업할 수 없죠. 흥미와 적성, 펜션의 장단점, 용도별 구상, 입지, 건축 형태, 인테리어, 인허가 등 많은 것을 알아보고, 확인한 후에 사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그저 제주도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만 듣고 무턱대고 땅을 사서 펜션을 짓습니다. 최근 저희가 진행한 제주도 펜션 사업 강의에 강사로 참석한 분은 실제로 제주도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계신 사장님이셨어요. 수강생들에게 물어보니 실제 현장에서 사장이 겪었던 문제를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만만한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줘서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죠. (웃음)”직언을 아끼지 않는 현실적인 컨설팅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대학생, 취업 준비생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특히 대학교에서 진행되는 컨설팅의 경우, 해당 대학 출신의 선배 직장인을 멘토로 섭외해 1:1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위견 대표는 “모든 학교와 학과는 고유의 문화를 갖고 있는데 이는 취업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해당 대학 출신의 직장인을 섭외, 멘토링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맞춤형 컨설팅은 이내 성과로 나타났다. 1:1 컨설팅을 받은 학생 30여 명이 100% 취업에 성공했다.

서울대 MBA 출신인 위견 대표(위)와 허홍조 이사(아래)는 풍부한 인적네트워크와 차별화된 콘텐츠로 슈퍼트랙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서울대 MBA 출신 직장인의 낯선 도전

슈퍼트랙의 맞춤형 컨설팅은 사실 위견 대표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결과물이다. 지난 2000년 삼성SDS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위견 대표는 서울대 MBA 졸업 후 자동화 로봇을 개발·유통하는 스위스기업의 해외 지사장으로 근무했다. 성과도 괜찮았다. 지사장 부임 후 연 매출 80억 원을 기록하며 본사로부터 두둑한 신임도 얻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4년 본사가 독일 기업에 합병되면서 부득이하게 지사장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그는 재취업 대신 창업을 결심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위견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재취업과 창업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했죠. 서울대 MBA 과정 당시 저를 담당하셨던 교수님께 조언을 구했는데, 교수님께서 창업을 권유하시더군요. MBA 과정을 밟으면서 쌓아온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창업을 해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말씀이셨죠. 평소 제가 사람을 만나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는 걸 아셨는지 교육 쪽에 도전해보라는 조언도 잊지 않으셨고요.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교육 관련 창업이 망할 확률이 그나마 낮아서 추천했다고 하시더군요. (웃음)”

교수님의 조언을 얻은 위견 대표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국내 대기업에 재직 중인 서울대 MBA 동기들과 의기투합해 지난 1월 슈퍼트랙을 창업했다. 그러나 시작은 결코 쉽지 않았다. 여느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창업 초기부터 무수한 시행 착오를 겪었다. 위견 대표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교육기업은 무형의 제품을 파는 회사입니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고객들이 외면하면 사라지게 되죠. 실제로 창업 준비 과정에서 3개월 이상 공들여 만든 진로 탐색 분석 툴을 시장에 선보이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결코 좌절할 순 없었습니다.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을 거듭했습니다.”

위견 대표는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뚝심 있게 사업을 이어나갔다. 단 한 명의 수강생을 위해 교육 과정을 개설하기도 했고,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컨설팅 사업 수주도 이어나갔다. 이러한 위견 대표의 노력이 통한 것일까. 슈퍼트랙은 지난 7월 창업진흥원의 우수지식 콘텐츠 업체에 선정돼 정부 지원을 통한 해외 진출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최근에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글로벌 기업 아마존(Amazon)이 운영하는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의 국내 유일 교육 파트너 회사로 선정돼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 슈퍼트랙은 현재 베트남 현지 언론사와 손잡고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을 위한 현지인 직무 교육 프로그램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

◆인생의 나침반

창업 1년 차인 슈퍼트랙에는 여전히 다양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하지만 위견 대표는 여전히 진로탐색 시장에 확신을 갖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 풍부한 네트워크가 확신의 근거다. 그리고 그가 앞서 말했듯이, 인생의 나침반으로서 모든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 콘텐츠 기업으로의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위견 대표는 말한다. “당면 과제는 동남아 시장을 비롯한 해외 시장 진출입니다. 동남아 시장을 기반으로 선진국 시장의 교육 틈새시장도 공략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인생의 나침반 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 콘텐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저희의 도움을 받은 분들이 후배들을 돕고, 또 그 후배들이 후배들을 돕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 평생 교육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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