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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 체험기 라이프 까톡] '동원 양반아삭 김장투어' 다녀와보니…

친구끼리… 남편과 함께… 며느리·딸 데리고…

동원 김장투어
지난 26일 충북 진천 동원F&B 진천공장에서 진행된 '동원 양반아삭 김장투어'에 참가한 주부들이 김치를 담그고 있다.
/사진제공=동원F&B

19세기 세시풍속집 '동국세시기'에서는 김장을 일년대계(一年大計)로 칭할 정도로 중시했다. 김치가 상에 오르기까지는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늦봄에 담그는 젓갈과 여름 햇볕을 쬔 천일염, 가을철 곱게 빻은 고춧가루 그리고 늦가을의 배추까지 춘하추동을 거친 재료들이 한 데 버무려져 우리네 기본 밑반찬인 김장김치로 탄생한다.

반나절에 걸친 김장이 끝나면 저녁 상에 올라온 돼지고기를 갓 담근 김치에 싸서 먹은 것이 초겨울의 추억이다. 본가에서 독립한 후에도 어머니가 보내주신 김치 한 통만 있으면 반찬 걱정 없이 든든했다. 동원F&B가 운영하는 '동원 양반아삭 김장투어' 를 통해 늘 어머니의 영역으로만 여겼던 김장 담그기에 처음으로 도전해봤다.

1999년 시작해 올해로 17회를 맞은 김장투어는 김장철을 맞아 소비자가 직접 김장김치를 담가보고 담근 김치를 집으로 배송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약 4주에 걸쳐 열린다. 동원F&B에서 마련한 대형버스를 종합운동장역 인근에서 탑승하고 충북 진천에 위치한 동원F&B 양반김치공장으로 이동했다.

참가자들의 연령대와 거주 지역은 다양했다. 김치 담그기가 낯선 젊은 주부층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장 고수로 보이는 50~60대 어머니 참가자의 비중이 높았다. 이외에도 남편과 함께 오거나 며느리, 시집간 딸과 함께 온 어머니 등도 많았다.

경기 용인에서 왔다는 김순자씨는 "올해로 5번째 참여하는데 프로그램 구성이 좋아 이번에는 친구랑 함께 왔다"며 "집에서 김장하려면 장보기부터 뒷정리까지 만만치 않은데 여기서는 친절하게 교육까지 해주니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김장투어는 3시간동안 진행됐다. 점심식사와 간단한 김장 담그기 교육, 체험 순으로 이뤄졌다. 동원F&B의 다양한 김치, 햄 등으로 만든 메뉴들과 이에 어울리는 반찬들로 구성된 점심식사를 한 뒤 교육장으로 이동해 김치 전문가에게 김장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법을 배웠다. 김치 양념소를 배추 사이에 바른다는 느낌보다는 손 끝으로 뿌린다는 느낌으로 넣으라는 것이 알짜 팁이었다.



이날 만들어야 하는 김치는 김장김치 10kg과 겉절이 1kg. 개별 자리에는 각종 조리기구와 절임배추, 양념소, 부재료로 쓰일 신선한 채소, 싱싱한 생굴, 새우젓 등이 신청한 양에 따라 준비돼 있었다. 처음이라 실수의 연속이었지만 체험실 내 도우미의 친절한 안내 덕에 어느새 눈앞에 김치가 완성돼갔다. 기본 10kg 외에 더 많은 양의 김장을 한다고 해도 문제없었다. 대용량 김장을 신청한 고객에게는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도우미가 전담해 김장을 돕는다. 완성된 김장 김치는 참가자가 신청한 날짜와 장소로 2주 안에 배송된다. 이렇게 김장김치 10kg에 덤으로 제공하는 겉절이 1kg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참가비는 8만5,000원. 재료비 외에 교통비, 식사 및 간식비, 택배비 등이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저렴한 편이다.

담근 김치는 이틀 후 집으로 배달됐다. 신선한 생굴과 달콤한 배를 듬뿍 넣은 겉절이는 매콤달콤함이 살아 있어 밥 반찬으로 적격이었다. 이날 저녁 돼지고기 수육을 삶아 갓 담근 김장김치에 곁들여 먹었다. 절임의 정도가 생명인 배추에서는 적당한 염도가 느껴졌다. 양념소의 간도 적절해 배추가 익으면 밥 도둑이 따로 없을 것 같았다.

동원F&B 관계자는 "'동원 양반아삭 김장투어'는 재참여율이 70% 이상에 이를 정도로 고객 반응이 좋다"며 "단골 참가자가 많은 것은 대량으로 김치를 담그는 고객들이 김장투어를 통해 간편하게 김장을 끝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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