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골프공 브랜드인 볼빅이 증시에 재입성하기 위한 첫 단계로 다음달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다. 지난 2001년 골프용품 업체로는 처음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가 2006년 실적부진으로 상장폐지 된 지 10년 만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볼빅은 다음달 초 한국거래소에 코넥스 상장 신청서를 접수한 뒤 상장 절차를 거쳐 올해 말쯤 코넥스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상장 방식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나 사모가 아닌 주식을 신규발행하지 않고 상장하는 직상장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볼빅은 200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하지만 적자 전환 등 실적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2006년 상장폐지됐고 여행전문사 비티앤아이(현 SM C&C)로 흡수 합병됐다. 이후 2008년 비티앤아이로부터 물적분할 방식으로 골프공 사업 부문을 독립해 신설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듬해인 2009년 철강유통업체 비엠스틸을 운영하던 문경안 회장이 볼빅을 인수해 컬러 골프공을 생산하면서 2008년 7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 322억원까지 급성장했다. 특히 컬러볼 세계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지난해 수출실적은 700만달러.
볼빅이 코스닥이 아닌 코넥스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은 먼저 코넥스에서 제대로 된 기업 가치 평가를 받은 뒤 코스닥으로 돌아가겠다는 판단에서다. 또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기업의 코넥스 상장을 추진 중인 한국거래소의 적극적인 구애도 코넥스행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끼쳤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코스닥시장은 재무제표 등 재무적인 요소를 위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현재 실적으로는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 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우선 코넥스시장에서 성장성을 인정받은 뒤 빠르면 내년이나 내후년쯤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볼빅은 향후 골프채 업체 등 관련 기업을 인수해 종합 골프용품 업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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