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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관, 국내 M&A에 눈독… 토종 PEF에 잇단 대규모 투자

IMM PE, 말레이연금서 586억 유치… 자금모집 순항


내년 한계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을 겨냥해 토종사모펀드(PEF)에 투자를 잇따라 단행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독립 운용사(GP)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최근 말레이시아 근로자공제기금(EPF)으로부터 586억9,000만원을 모집해 PEF 설립 절차를 완료했다. EPF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2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동남아시아 지역 대표 연기금이다. 이에 앞서 IMM PE는 지난 8월에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자회사인 파빌리온을 통해 293억5,000만원을 출자 받았다. 아시아 지역에 주로 투자하는 파빌리온은 2013년에도 IMM PE에 196억5,000만원을 투자한 경험이 있다. IMM PE는 내년 상반기까지 북미·아시아 지역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1,000억원가량을 추가로 모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역시 새로 조성할 PEF를 위해 중동계 국부펀드, 공적연금 등을 대상으로 자금 모집에 나섰다. 이번에도 최대 1,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여러 중동계 기관투자가로부터 모집해 내년 상반기 중에 PEF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미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의 1,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으며 독일 BMW 가문의 재산을 관리하는 아우다캐피털의 300억원 규모 투자도 유치했다.

해외 기관투자가가 국내 PEF에 대한 투자를 점차 확대하는 것은 국내 M&A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연관이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국내 M&A 총 거래금액은 2009년 479억달러(851건)에서 지난해 950억달러(1,057)로 5년 동안 2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지난 3·4분기 누적 기준으로 858억달러(945건)로 전년 대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조선·해운·철강 등을 중심으로 산업별 기업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내년에는 M&A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토종 PEF가 국내 M&A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해외 기관투자가의 투자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는 9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캐나다 공무원연금, 테마섹 등 '다국적 연기금 군단'의 지원사격을 받으며 칼라일그룹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어피너티 컨소시엄을 제치고 대형 유통업체인 홈플러스를 영국 테스코로부터 7조2,00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IMM PE도 올해 태림포장 및 계열사를 3,500억원에 인수했고 60년 역사의 국내 최초 전력 케이블 제조업체인 대한전선에 3,000억원을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처럼 M&A 실적이 쌓이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PE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전언이다.

IMM PE의 한 관계자는 "매물로 나온 튼튼한 기업의 경영권을 잇따라 인수하자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국내 PE를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또한 3조6,0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며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점에 해외 기관투자가가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국내 자금이 한정된 만큼 PEF가 더 많은 돈을 모집하면서 안정적으로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해외 모집 비중을 더 높일 수밖에 없다"며 "결국 국내 M&A 시장에서 많은 성과를 내야 해외 기관투자가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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