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들의 이익이 증가세로 반전하면서 배당 여력도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배당 확대 여지가 큰 저평가된 대형주에 투자해 현재 1.6% 수준인 펀드 배당수익률을 장기적으로 2%까지 높여나갈 계획입니다."
'한국투자배당리더펀드'를 맡고 있는 민상균(사진)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배당주 투자는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민 펀드매니저는 "배당주로의 쏠림 현상으로 주가가 많이 올라서 투자하기 부담스럽다는 우려가 있지만, 아직 저평가돼있고 실적 전망이 좋은 종목이 많다"며 "안정적인 배당 수익에 더해 의도하지 않은 자본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배당주 투자환경은 저금리와 정부정책을 기반으로 갈수록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그는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이 1.6%로 3~4년 전과 비교해 반토막 난 반면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올해 1.4%로 예상된다"며 "시중에 풀린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당주 투자 매력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를 졸업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민 펀드매니저는 한가람투자자문과 한화자산운용을 거쳐 지난해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둥지를 틀었다. 그가 작년 9월부터 운용한 '한국투자배당리더펀드'의 연초 이후 누적수익률은 19.83%로 국내배당주펀드(설정액 100억원 이상)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출시 1년 된 새내기펀드로는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배당주펀드는 기본적으로 시가총액이 큰 주식보다는 배당수익률(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 추정치를 근간으로 투자한다. 민 펀드매니저는 여기에 배당여력이 높은 기업들을 분석해 편입하는 게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비결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가배당수익률이 높아도 장기 실적 전망이 안 좋아서 주가가 떨어지면 배당이 줄어들 수 있고, 이미 배당성향이 50% 이상인 기업들은 추가로 늘려나가기 어렵기 때문에 시가배당수익률 못지않게 배당성향 변화 전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배당성향 전망은 기업 재무 데이터에 더해 연 300회 이상의 기업 탐방을 통해 실적과 배당성향 변화를 정교하게 추정해서 반영한다.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 것도 배당주펀드를 운용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실제 민 펀드매니저는 지난 여름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 지난 몇 년간 소외돼왔던 대형 수출주들의 편입비중을 늘렸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에 더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그동안 배당에 인색했던 대표기업이었지만 올해 배당성향은 15%로 예상되고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쟁기업 수준인 30%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주사도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높다는 평가다. 기본적으로 지주사는 자회사로부터 받는 브랜드 로열티, 임대수익, 경영자문 수수료 등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한다. 민 펀드매니저는 "대주주 지분이 높은 지주사들은 배당을 늘리고 싶은 욕구가 크다"며 "최근 정부가 배당 확대를 요구하면서 대주주 세금 혜택 등을 제공해 앞으로 더욱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대로 전통적인 고배당주는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높은 시가배당률에 맞춰 무리하게 배당을 하다 보면 기업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전통적인 고배당주들을 단순히 시가배당률이 높다고 편입하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기업이 속한 전반적인 업황과 경쟁국면을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투자배당리더펀드'의 회전율은 연 100% 내외로 일반 성장형펀드 회전율(200%)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민 펀드매니저는 "장기투자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회전율을 높게 가져가지 않는다"며 "대신 매 월, 분기 단위로 업데이트하는 조정배당수익률에 따라 종목 비중을 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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