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해 새롭게 출범한 통합 삼성물산의 첫 분기 실적을 둘러싸고 증권사들의 평가가 서로 엇갈리고 있다. 3·4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지만 향후 합병 시너지와 바이오 사업, 그룹 지배구조 개편 수혜에 따른 프리미엄이 여전하다는 반응과 함께 건설 부문의 실적부진 장기화 등을 감안할 때 다소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29일 NH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전날 시장 기대치에 밑도는 3·4분기 실적을 발표한 통합 삼성물산에 대해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의 프리미엄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 후 첫 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건설과 패션 등 주요 사업의 손실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데다 일회성 성격이 짙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삼성물산에 기대하는 기존 사업 간 시너지와 바이오 사업 성장, 지배구조 관련 수혜, 주주친화 정책 강화 등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아직 유효하다"면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5만원을 유지했다.
변성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합병 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과 건설 부문의 실적 안정화, 바이오에피스의 상장 추진 등을 고려할 때 여전히 매력적인 주식"이라며 투자의견(매수)과 목표주가(24만원)를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현대증권은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하고 삼성물산 건설 부문의 실적이 정상화된 후에 추가 지배구조 이슈가 부각되거나 실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추가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서 기인한 주당 5만원의 프리미엄 가치를 하향 조정해 목표주가도 기존 30만원에서 21만원으로 낮췄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도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첫 성적표는 다소 실망스럽다"며 "3·4분기 실적부진으로 올해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84.8% 감소한 1,32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건설 부문의 실적 정상화 여부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스닥 상장 진행속도, 배당성향 확대 등을 주목하면서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