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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날짜도 바꿨는데 빛 바랜 ‘무역의 날’

수출 악화에 무역 1조 달성 물거품…수상자 10% 가까이 감소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1등 공신은 수출이었다. 수출을 발판삼아 전쟁의 잿더미에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고, 더 나가 세계 7번째 무역대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제52회 무역의 날(12월5일) 공식 행사를 코앞에 둔 올해 분위기는 착 가라앉았다. 기분 좋게 잔칫상을 받기 찜찜할 만큼 수출 실적이 안 좋은 탓이다. 올 들어 수출은 11개월째 전년 대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그 결과 11월까지 누적 교역액은 8,860억 달러로 1조 무역 달성은 5년 만에 물 건너갔다. 지난 2011년 첫 무역 1조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이듬해 기념일 명칭을 수출의 날(11월 30일, 1964년 첫 수출 1억 달러 달성일)에서 무역의 날로 바꾸며 날짜까지 옮겼지만, 본의 아니게 겸연쩍은 상황이 됐다. 수출이 늘어난 게 아니라 수입이 크게 줄어 생긴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면서 무역의 날도 빛이 바래는 양상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릴 올해 제52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 5명이 금탑산업훈장을 받는 것을 포함해 총 680명의 무역인들이 수출 증대에 기여한 공로로 산업훈장 및 표창을 받는다. 이는 지난해 수상자(742명)보다 8.3%(62명)가 감소한 것이다. 수출 1억 달러(2014년 7월~2015년 6월)를 넘기면 받는 ‘수출의 탑’ 수상 업체도 지난해(1,481개사)보다 10.3%(153개사)가 줄어든 1,328개사에 그쳤다.



쪼그라든 포상 규모는 암울한 우리의 산업 전선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조선·해운·철강·화학 등 장치업종은 구조조정이 절실하고, 경합 품목에서의 경쟁은 ‘신 넛크래커(가격의 일본, 기술력의 중국)’ 현상으로 더 빡빡해지고 있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오지만, 우리의 10대 수출 주력품목 편중(지난해 86%)은 더 심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 입장도 난감하다. 어마어마한 포상 규모에, 세미나 등 부대행사도 열리는 명실공히 최대 정부 행사인데 좀체 신명이 나지 않아서다. 한 고위 관료는 “그야말로 (무역의 날 행사가) 축제의 장이 돼야 하는데 (수출 전반의 환경이) 좋지 않아 걱정”이라며 “다만 (올해 행사는) 축하만 하기보다는 심기일전해서 앞으로 더 분발하자는 계기로 삼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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