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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대치 정국' 장기화 예고한 41분 연설

야 '반대' 인쇄물 붙이고… 장외 피켓시위 하고…

27일 오전9시45분 국회 본회의장.

자리를 지키고 있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준비해온 인쇄물을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바로 앞에 있는 노트북 앞면에 인쇄물을 부착했다. 거기에는 '국정교과서 반대' '민생 우선' 등의 문구가 박혀 있었다.

이를 확인한 정의화 국회의장이 "연설을 하는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국회의 품격을 생각해달라"며 인쇄물을 떼달라고 당부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그러는 사이 "국회의장 말도 안 들을 거면 여기 왜 들어왔어(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국민에게 먼저 예의를 지키셔야죠(은수미 새정연 의원)" 등 여야 의원 간의 막말과 고성이 오고 가며 오전10시로 예정됐던 시정연설 시작 시간은 15분이나 지체됐다.

그 시각 정의당 소속 의원들은 회의장 바깥에서 '대통령님, 국사(國史)보다 국사(國事)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당정은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정쟁을 중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랐으나 오히려 여야 간 극한 대치가 장기화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약 41분에 걸친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 중에도 아슬아슬한 상황은 계속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연설 도중 무려 54번이나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대통령을 북돋웠다.



이는 지난해 27번, 2013년 33번 등 기존 시정연설 도중에 나온 박수 횟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수첩이나 휴대폰을 보거나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는 등 딴청을 피우며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4대 개혁과 국정교과서, 자유무역협정(FTA) 등 여러 현안에 대해 협조할 의사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연설이 끝난 후에도 일렬로 서 대통령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여당 의원들과 달리 야당 의원들은 서둘러 회의장을 빠져나가며 대조를 이뤘다.

한편 이날 시정연설에 앞서 10여분 동안 진행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회동에서는 교과서 태스크포스(TF) 관련 논란이 언급됐다.

문재인 새정연 대표가 "정부가 교과서 TF를 만들고 우리 의원들이 현장을 갔더니 '감금했다'고 한다"고 지적하자 박 대통령은 황교안 국무총리를 바라보며 "내용을 좀 알아보시죠"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나윤석·박형윤기자 nagij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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