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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정몽구 회장이 생각하는 '제네시스'는

17년 이어온 'MK 품질경영'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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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미국 앨라배마 현대차 생산공장을 방문해 출고 직전의 쏘나타 앞문을 열고 차량 내부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소비자가 최고로 선호하는 일류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품질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품질경영'을 모토로 현대차를 세계 5위 업체로 성장시켰다. /사진제공=현대차

지난 1999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은 생산라인을 둘러보다 조립이 끝난 승합차 '그레이스' 앞에 갑자기 멈춰 섰다. 정 회장은 승합차 슬라이딩도어를 20여차례 힘껏 여닫았다. 그러자 문짝은 '덜컹'하며 슬라이딩레일에서 이탈했다. 정 회장은 이를 지켜보던 경영진을 향해 "처음부터 제대로 다시 만들라"고 지시했다. 정 회장의 '품질경영'이 시작된 그레이스 사건 이후 현대차의 품질은 눈에 띄게 발전해왔다. 정 회장의 '품질이 곧 실력이고 판매'라는 경영철학은 현대차그룹이 전 세계 5위 자동차 업체로 도약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이제 '제네시스'라는 고급 브랜드로 표현돼 1,000만대 판매 시대를 위한 도약에 나선 모습이다.

◇"품질 없이는 판매 없다"=정 회장은 부임 첫해인 1999년부터 품질을 강조해왔다. 한 달에 한두 번씩은 품질회의를 주재했고 품질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신차 출시를 연기했다. 2013년 8월 미국 수출을 앞두고 있던 기아자동차 '오피러스'를 정 회장이 직접 타보고 "엔진 소음을 잡으라"고 해 출시일이 40여일 가까이 미뤄진 것도 유명한 일화다.

정 회장의 품질경영은 판매로 이어졌다. 미국 토크쇼에서 조롱거리였던 현대차는 품질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10년 10만마일 보증수리 승부수를 띄웠다. 당시 2년 2만4,000마일 보증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업계는 현대차가 곧 보증을 철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판매량으로 이어졌다. 1999년 미국시장에서 현대차 판매량은 1년 전보다 82% 늘어난 16만4,190대를 기록했다.

17년간 이어온 품질경영은 이제 결실을 보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조사 업체 JD파워의 신차 품질조사에서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전체 순위에서 선두권에 올랐다. 또 대중차 부문에서도 1·2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달 30일 JD파워가 발표한 '2015 중국 신차 품질조사'에서 전체 46개 일반 브랜드 가운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고급화로 '글로벌 톱3' 진입 선언=품질에 자신감을 얻은 정 회장의 다음 승부수는 고급화다. 현대차는 4일 제네시스를 고급 브랜드로 별도 출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신형 에쿠스를 제네시스 EQ900(G90)으로 출시하고 오는 2020년까지 고급 세단부터 쿠페·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2000년대 후반 인도 타타모터스가 재규어·랜드로버를,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를 인수하자 업계는 현대차가 성장기회를 놓쳤다며 비판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완벽한 품질이 우선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때를 기다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 세계 800만대 판매를 달성하자 1,000만대 시대를 위해 고급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품질경영을 잇는 브랜드 경영을 성장엔진으로 삼겠다는 정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생각하는 현대차의 미래는 가격이 싼 양산차부터 친환경차에 더해 고급차까지 모두 생산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전 세계 누구라도 현대차 고객으로 모시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제네시스를 통해 현대차가 진정으로 글로벌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에 내놓은 브랜드 전략은 '글로벌 톱5'를 넘어 '톱3'로 가겠다는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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