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사진)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93세 생일 기념행사가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주도 아래 열린다. 1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오는 15일 가족들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모여 신격호 총괄회장의 93세 생일을 축하한다. 롯데호텔 34층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집무실이자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이전까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국에서 생일을 맞게 되는 경우 관련 모임이나 행사를 주도하는 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에 거의 머무르다시피 하면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만나는 일이 드물어졌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이번 생일 역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챙기고 있는 이유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한 관계자는 "가족들끼리 모여 식사하는 정도의 간소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과거에도 생일이면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정도로 모임을 치러왔다. 그가 구순을 맞은 지난 2011년 롯데호텔 2층의 에메랄드룸에서 가족·친지 60여명이 모인 적이 있었지만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은 "생일 행사를 뭐 이리 크게 하느냐"며 자녀들을 꾸짖은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모임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 신동주 전 부회장과 부인 조은주씨,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중요한 가족 행사다 보니 신동빈 회장 역시 참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7월 롯데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후 신격호 총괄회장 부부와 자녀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빠짐없이 모이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가 차원에서 경영권 문제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관측된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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