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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 포커스] 신기술 에너지 강국 도약하려면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장

글로벌 '저탄소 신기후체제' 기술수준 높은 한국엔 기회

기업 자율경쟁 여건 만들어… 에너지 신산업 육성 나서야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1

바닷속으로 사라져가는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 투발루, 빈도가 높아지는 대형 지진과 쓰나미, 녹아내리는 빙하와 늘어나는 사막. 지구온난화가 가져오는 끔찍한 자연재해를 피하기 위해 화석에너지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데 이의가 없다. 지구온난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지난 1992년 리우 지구환경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됐으며 구체적 해결방법으로 1997년 교토의정서를 채택해 온실가스 감축에 본격 나섰다.

교토체제는 지구온난화 이슈를 세계적 어젠다로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거두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파리 당사국회의에서 극적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체제가 출범했다. 신기후체제는 2011년 더반 당사국회의부터 논의됐지만 실제로 출범할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했었다.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값비싼 기술에 의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국가마다 경제적 여건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에 동의한 것은 그만큼 지구온난화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인류 공통의 시급한 도전이라는 인식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모든 국가는 감축 부담의 차이는 있겠지만 예외 없이 저탄소 경제로 상징되는 신기후체제에 적응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오는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7%를 감축하는 국가기여방안을 제출했다. 에너지 다소비 업종 중심의 산업구조, 에너지 효율 수준 등을 감안할 때 결코 녹록한 목표가 아니다.



저탄소에너지 기술개발이 없는 온실가스의 인위적 감축은 경제성장의 장애를 의미한다. 우리는 경제성장을 포기하면서까지 온실가스 감축에 기꺼이 나설 만큼 결코 풍요롭지 않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지속가능 개발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이며 이 때문에 에너지 신산업이 중요한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파리협약은 기술에너지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는 세계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따라서 부존자원은 없지만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우리나라에 저탄소 신기후체제는 에너지 신산업을 통해 자원빈국의 설움에서 벗어나 기술에너지 부국으로 거듭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술에너지 부국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른 나라보다 앞선 투자와 시장환경이 조성될 때 가능하다. 기술에너지는 여전히 비싼 에너지다. 따라서 저에너지 가격이 만연된 경제에서 기술에너지가 개발되고 성장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 그동안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의 목표는 에너지를 값싸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있었다. 가격은 희소성의 반영이다. 에너지 소비의 97%가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 에너지는 분명 희소한 자원인데 이것이 마냥 값싸게 공급돼야 하는 것은 모순이다. 또한 에너지 신산업은 기존의 에너지 산업과 달리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산업이 아니다. 오히려 소비자도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소규모 분산형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에너지 신산업 육성의 또 다른 조건은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있다. 다른 나라보다 한 발 앞서 세계 최고 수준인 인터넷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왕성하게 창의력을 발휘한 것이 정보기술(IT) 최강국으로 발돋움한 원동력이 됐듯이 에너지 신산업도 기업들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 여건을 조성해준다면 저탄소 시대에 우리 경제를 짊어질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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