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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소매금융에 역량 집중… 올 순이익 7100억 달성할 것"

STX조선 충당금 쇼크 해소… 지난해 보다 실적 목표 높여

몸값 올리기 프로젝트 시행… 직원 교육 예산 3배로 확대

인근 점포 몇개 하나로 묶는 '허브 앤 스포크' 지점도 도입


농협은행이 지난해 말 거액의 충당금 적립을 통해 충당금 부담에서 벗어난 후 올해 당기순이익 목표를 7,1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높게 설정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이경섭 신임 행장은 21일 "가장 큰 부담이 STX조선 중국 다롄 공장 부문이었는데 지난해 4·4분기 추가 충당금으로 5,000억원 가까이 쌓이면서 거의 해소했다"면서 "STX 진해 조선소에서 69척을 현재 건조하고 있는데 무리 없이 진행된다면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충당금 적립은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소매금융을 통해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항상 대기업 충당금 리스크에 시달려왔다. 지난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3·4분기까지 5,926억원을 벌어 연간 목표치인 6,800억원을 거의 달성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해 4·4분기 STX조선해양발 충당금 폭탄으로 추가 충당금을 5,000억원 가까이 쌓으면서 4·4분기 적자전환과 동시에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2,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충당금 부담이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올해 제대로 된 실적을 올려보겠다는 게 이 행장의 각오다. 그는 "올해 당기순이익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많은 7,100억원으로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목표 달성을 위해 이 행장이 들고 나온 카드는 '이웃 같은 은행'이다. 그동안 정부 정책 등에 맞춰 대기업 여신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농협의 경쟁력을 살려 소매금융을 강화한다는 것. 여신 규모는 크지만 리스크도 만만치 않은 대기업 금융보다는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 소매금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고객과 최전선에서 만나는 직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 행장은 취임과 더불어 '임직원 자기 몸값 올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행장은 "임직원 자기 몸값 올리기 프로젝트를 통해 금융전문가 교육 및 자격증 취득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전문자격증 취득 지원 예산을 지난해 대비 3배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또 시중은행 중 농협은행이 가장 먼저 설치한 복합점포를 지난해 5개에서 올해 10개까지 확대한다.

이 행장은 "농협은행의 기존 이미지를 깨고 이제는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은행이 될 것"이라며 "직원들이 창구에 앉아서 고객들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고객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농협은행의 통합점포 개념인 일명 '허브 앤 스포크' 지점을 도입하는 새로운 실험을 한다. 일종의 거점 지점인허브 앤 스포크 지점은 인근 점포 몇 개를 하나의 지점 단위로 묶은 것으로 인력을 교차로 투입하고 이렇게 해서 여유가 생긴 인력은 직접 영업 현장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이 행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이라며 "행장이 먼저 나서 2배 일하고 2배로 벌어오겠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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