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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發 연쇄국가부도 오나] 베네수엘라 디폴트 위험 최고… 금융시장 '유가 아마겟돈' 공포

대외부채 1200억弗 달하는데 수출 96% 원유 의존

11월까지 속속 만기도래… 이르면 연말 부도날수도

바레인·카자흐 등 산유국 신용등급도 잇달아 하향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아제르바이잔의 구제금융을 논의하기로 하면서 산유국발 금융불안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국제유가 추락으로 베네수엘라·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에콰도르·앙골라·남수단 등 다른 산유국도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나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대 위험 국가는 남미 제3위의 경제 대국인 베네수엘라다. 대외부채 규모도 1,200억달러에 달해 국가부도 사태 때는 이른바 '유가 아마겟돈(대종말)'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는 공포가 크다. 베네수엘라는 수출의 96%를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지금처럼 32달러에 머물면 원유 수입의 무려 90%를 대외부채 원리금 상환에 써야만 한다. 반면 식료품 등 생필품을 수입하느라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3·4분기 말 355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276억달러로 급감했다는 게 바클레이스의 추정이다.

투자가들도 베네수엘라가 이르면 올해 말 디폴트 사태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국채 금리 격차는 지난해 11월 말 35%포인트에서 최근 무려 63%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는 내년 디폴트 확률이 대략 80%라는 게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설명이다. 그래머시펀드의 사라 글렌돈 이코노미스트는 "베네수엘라가 다음달 만기인 22억달러의 원리금은 갚겠지만 10월, 11월의 각각 10억달러, 20억달러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산유국들도 국제유가 하락에 재정수입이 거덜 나면서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등 금융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카자흐스탄·남수단의 경우 외환보유액이 바닥나자 고정환율제(페그제)를 포기하는 바람에 통화가치가 수직 낙하하며 외환위기 전조를 보이고 있다. 남아공과 나이지리아·앙골라도 외국인 자금유출에 환율이 급락하고 있다.



중동 산유국도 유가가 반등하지 않을 경우 재정난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걸프 지역 6개 산유국 모임인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인 바레인·오만·사우디는 5년 안에, 비GCC 산유국은 3년 안에 유동자산이 바닥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신용평가기관들도 산유국의 투자등급을 속속 낮추고 있다.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는 최근 바레인·카자흐스탄·오만·베네수엘라·콩고 등 원유 수출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고 사우디아라비아·나이지리아 등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분류했다. 브라질·러시아 등도 국가 부도 가능성은 낮지만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IMF는 이들 국가의 올해 성장률을 각각 -3.5%, -1%로 전망하고 있다.

산유국의 공동 감산만이 해법이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송유관 회사인 트랜스네프트의 니콜라이 토카레브 최고경영자(CEO)는 "사우디가 OPEC 회원국과 함께 감산을 논의하자고 제안해왔고 러시아가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OPEC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사우디·러시아 등이 이전보다 감산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성사 여부를 말하기는 이르다"고 전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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