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급랭을 막기 위해 올해 1·4분기 재정의 조기 집행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더 늘리기로 했다. 당초 지난해보다 8조 원을 늘린 125조 원을 집행하기로 했으나, 경기 상황이 예상보다 나빠지자 조기 집행 규모를 더 늘리기로 한 것이다. 1분기에 가용한 재원을 최대한 끌어모아 ‘125조원+α’의 재정을 경기 보완을 위해 투입하겠다는 얘기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경기 보완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13일 취임한 유 부총리가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한 것은 처음이다.
유 부총리는 1분기 경기 우려에 대해 “재정의 조기 집행 추가 확대 등 몇 가지 보완 대책을 생각하고 있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3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1·4분기 경기보강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 부총리는 수출 증대를 위한 원화가치 하락 필요성에 대해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하고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없다”며 “급격한 변동이 있을 때 미세조정 정도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판단할 일”이라고 밝혔다. 기재부의 금통위 열석발언권 행사 여부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하겠지만 필요한지는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최경환 전 부총리가 이끌었던 2기 경제팀은 열석발언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유 부총리는 3기 경제팀이 일자리 창출에 정책방향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데 대해 “성장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성장보다 일자리 중심으로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미”라며 “과거처럼 성장이 고용을 보장하는 게 아니고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청년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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