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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친기업은 죄악? 대기업 때리면 표?… 왜곡된 굴레에 기업들 당혹

계속되는 정치권發 포퓰리즘 폐해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없는데 원샷법, 재벌특혜법으로 몰고

노동개혁 통한 경제활성화 뒷전

野 총선 편승 '편가르기식 주장' 기업들 투자·성장 가로막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제정안을 가결한 1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은 "권력이 재벌로 넘어갔다는 것을 증명하는 법이자 재벌 독점사회를 암시하는 법"이라며 "정경유착·재벌특혜·금수저법"이라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앞서도 "원샷법은 지주회사 체제를 만들기 위한 삼성 특혜법"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샷법이 통과되면 국내 경제정의가 무너지고 재벌에게 막대한 혜택을 주는 일이 생기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정부와 재계가 수차례 언급했듯 이는 사실과 다르다. 원샷법만 해도 공급과잉 업종의 사업재편을 일부 돕겠다는 것인데 삼성이 이를 이용해 지배구조를 개편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그런데도 왜 이런 주장이 나올까.

재계에서는 총선을 이유로 든다. 선거 때가 다시 도래했다는 것이다. '원샷법 및 노동법=친기업=죄악'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세를 규합하고 이를 토대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라는 얘기다. 기업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고위관계자는 1일 "원샷법이 된다고 마치 우리나라 경제정의가 무너지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매우 극단적인 주장"이라며 "원샷법이 된다고 주요 그룹이 다 이용하지도 않을뿐더러 안전장치 때문에 되지도 않는 것인데 마치 기업들이 엄청난 혜택을 얻는 것처럼 강조하고 이는 나쁜 것처럼 얘기한다"고 했다.

원샷법만 놓고 보면 일부 야당의 주장은 과도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사업재편의 목적이 경영권 승계로 나중에 판명되면 계획 승인을 취소하고 지원금의 3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게 돼 있고 소수주주 같은 이해관계자 보호를 위한 분할도 1회로 제한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원샷법이 된다고 갑자기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지만 경영 환경을 좋게 만들어준다는 상징적 의미"라며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수출을 대폭 늘리지는 못해도 감소폭을 줄여준다고 봐야 하는데 야당의 주장은 FTA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원샷법뿐만이 아니다. 야당은 노동법 개정안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비슷한 논리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노동법 개정안의 경우 근로 안정성을 문제 삼지만 우리나라 경제 상황상 더 이상 노동개혁을 미뤄서는 미래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5년 고용전망 보고서'를 보면 취업을 하지 않고 직업훈련을 받지도 않는 소위 '니트족(15~29세 청년층)' 비율이 우리나라는 18%에 달한다. OECD 국가 평균인 14%보다도 높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저출산과 내수부진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된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쏟아지는 것은 포퓰리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에 도움이 되는 정책은 모두 친기업으로 낙인찍고, 친기업은 중소서민과 함께할 수 없다는 식의 편 가르기 주장으로 표를 결집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에 도움이 되는 정책은 투자가 늘면 일자리와 소득이 증가하는 선순환을 기대하는 것"이라며 "'친기업=반서민'이라는 굴레를 씌우는 것은 어떤 목적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실제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이 같은 일들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많다. 삼성을 비롯해 현대자동차와 LG 등 주요 그룹은 올 들어 지자체의 투자요청을 잇달아 받고 있다. 바이오 같은 신사업부터 반도체를 포함한 대형 투자 건까지 요구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의 정치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며 "친기업 정책은 모두 나쁜 것처럼 몰고 가는데 기업이 제대로 뛸 수 있겠느냐"고 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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