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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주파수 경매 전쟁 사활

미래부, 다음 달 4개 대역 140MHz ‘역대 최대 규모’ 주파수 경매계획 초안 공개

최저가만 합쳐도 2.5조, 최고가 계속 넘어야 하는 ‘베팅’ 방식 탓 조 단위 출혈 불가피

대역 별 전략도 치열, 광대역 LTE 가능 2.1GHz 대역 ‘최대 격전

정부가 오는 4월 역대 최대 규모로 벌어질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의 경매계획 초안을 발표하면서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간 ‘경매 전쟁’이 막을 올렸다. 정부는 초안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방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최저 경매가격(경매 시작가격)만 합쳐도 2조5,000억원이 넘는데다 경매방식 또한 무제한 경쟁입찰로 정해져 각 이통사별로 조 단위에 가까운 비용 ‘출혈’이 현실화했다.

이동통신사는 경쟁사보다 많은 주파수를 확보해 양질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해 머리를 싸매고 경매전략을 짜고, 정부의 경매계획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미래창조과학부는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파수 경매계획안 토론회를 열고 주파수 경매의 방식과 최저 경쟁가격, 경매 일정 등 경매계획 초안을 공개했다. 경매 대상은 △700㎒ 대역(40㎒ 폭) △1.8㎓ 대역(20㎒ 폭) △2.1㎓ 대역(20㎒ 폭) △2.6㎓ 대역(40㎒·20㎒ 폭 두 구간) 등 총 4개 대역 140㎒ 폭이다. 각 대역별 최저 경매가격은 700㎒ 7,620억원, 1.8㎓ 4,513억원, 2.1㎓ 3,816억원, 2.6㎓ 두 구간은 각각 6,553억원·3,277억원으로, 최저가만 다 합쳐도 2조5,779억원이다. 미래부는 업계의 의견을 모아 초안에 반영한 뒤 이달 중 최종안을 공고하고 4월에 경매를 진행한다.

경매는 모든 대역에 동시오름입찰 50라운드와 밀봉입찰을 혼합하는 형태로 치러진다. 동시오름이란 경매 참여자들이 한 라운드(회차)마다 입찰가를 제출하고, 최종 라운드까지 가장 높은 가격을 낸 쪽이 낙찰을 받는 방식이다. 밀봉입찰은 입찰자들이 한 번에 가격을 적어 낸 뒤 최고가를 가리는 형태다. 50라운드까지 동시오름으로 우열을 가리지 못하면 51라운드부터는 밀봉입찰로 일종의 ‘단판 승부’가 이어진다.

업계는 이 같은 경매방식이 무제한 ‘베팅’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50라운드 이상 입찰가가 계속 오르면 조 단위까지 가는 것은 시간문제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1년 경매 당시 황금 주파수였던 1.8㎓ 대역 20㎒ 폭은 82라운드까지 진행된 끝에 입찰가가 9,95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망 구축 의무’도 이통사의 부담을 늘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파수를 할당받은 사업자는 4년 차까지 40~65%의 신규 기지국을 구축해야 하는데, 2018년이면 4G LTE를 넘어선 5G 통신 서비스가 시작될 마당에 ‘중복 투자’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구축 비용이) 이통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면 요금을 인하할 여력도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매 판이 이렇게 짜이자 각 이통사들은 자사에 유리한 전략 수립에 여념이 없다.

‘최대 격전지’는 2.1㎓이다. 이 대역은 현재 SK텔레콤과 KT가 각각 40㎒, LG유플러스가 20㎒ 폭을 할당 받았는데 SK텔레콤과 KT는 40㎒ 중 반은 LTE에, 반은 3세대(3G) 서비스에 활용 중이다. 이번에 경매에 부쳐진 20㎒를 따낸다면 이미 보유한 20㎒에 더해 40㎒ 광대역 LTE 서비스가 가능하다.

여기에 ‘재할당 대가’ 변수가 추가된다. 이통사는 원래 확보 중인 주파수의 사용료(할당 대가)를 다시 내야 하는데 미래부는 이번 2.1㎓ 대역의 최종 낙찰가에 연동해 재할당 대가를 산정하겠다고 밝혔다. 2.1㎓ 대역 낙찰가가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많은 폭을 확보한 SK텔레콤·KT의 비용이 커진다.

따라서 SK텔레콤·KT와 LG유플러스는 서로 진영이 갈려 서로 유리한 방향으로 산정 기준을 잡으려 애쓰는 중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KT 진영이 첨예한 논리 싸움을 벌였다. LG유플러스는 “‘동일 대역 동일 대가’ 원칙에 따라 경매가는 재할당 대가와 연계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SK텔레콤·KT는 “사업자당 효용이 다르니 가격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SK텔레콤과 KT가 상대적으로 가입자 수가 많아 1인당 주파수가 작아 유지비가 더 많이 들어가는데 같은 대역이라고 값을 동일하게 지불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지정한 글로벌 LTE 공통 대역인 1.8㎓ 대역과 2.6㎓ 대역 역시 만만치 않다. 특히 2.6㎓는 LG유플러스가 눈독을 들일 만하다. 경매에 나온 40㎒·20㎒ 두 구간 중 하나만 따내도 60~80㎒ 폭의 광대역 LTE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는 아직 2.6㎓ 대역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해 초기 시설 투자비를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리하다. LG유플러스가 2.1㎓ 대역 입찰가를 올린 뒤 2.6㎓로 갈아탈 수 있다는 추측이 업계에서 도는 이유다.

1.8㎓ 대역은 경매에 나온 20㎒가 KT가 원래 확보 구간과 가깝고 SK텔레콤 확보 구간은 멀리 떨어져 있으며 LG유플러스는 2세대(2G)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 KT가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700㎒는 우선순위는 아니지만 투자 대비 효율성이 높아 차후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

◇4월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각 대역별 현황

대역 주파수 폭(MHz) 최저경쟁가격(원) 이용기간 관전 포인트
700MHz 40 7,620억 10년 <지켜보자>
-투자 대비 효율 높은 저주파 대역
-이통 3사 우선순위는 아님
1.8GHz 20 4,513억 10년
-경매에 나온 구간이 KT와 가까워 KT 확보 시 유리
2.1GHz 20 3,816억 5년 <최대 격전지>
-경매물 낙찰 시 이통3사 모두 광대역 LTE 서비스 가능
-이번 경매가가 원래 확보 주파수 사용료에 연동, SKT-KT, LGU+ 간 의견 충돌
2.6GHz 40·20 6,533억·3,277억 10년
-LGU+만 현재 주파수 확보, 경매 낙찰 시 60~80MHz 광대역 LTE 서비스 가능


(자료: 미래창조과학부)

◇주파수 경매 방법·일정

경매 방식 -혼합방식(동시오름입찰 50라운드+밀봉입찰
경매 일정 -3월 중 최종안 공고
-4월 중 경매 진행
-7월 중 주파수 경매 대가 납부
(자료: 미래창조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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