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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탄도미사일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 확보 여부를 놓고 남북의 평가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재진입체 관련 기술은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에 돌입할 때 발생하는 고열을 견디고 탄두의 회전으로 인한 탄착 오차를 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초정밀 첨단기술로 평가돼왔다.
북측은 15일 대기권 재돌입 환경 모의시험 동영상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현장지도에서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북측의 이 같은 기술 공개는 이례적인 것으로 대륙 간 탄도탄과 관련한 추진체와 재진입 기술, 핵폭탄 소형화까지 모두 완성 단계라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군은 북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발표 내용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재진입체 기술은 탄소복합소재 기술, 삭마(대기권 재진입 시 재진입체의 증발작용으로 표면이 깎이는 것) 기술, 종말유도 기술 등을 의미하는데 이는 시험발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군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물론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 미사일의 재진입체 관련 기술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시험발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거리 미사일의 경우 특별한 재진입체 기술이 들어가지 않는다.
문 대변인은 다만 북측이 "빠른 시일 내에 '핵탄두 폭발시험'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핵탄도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핵탄두 폭발시험은 필요한 과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문 대변인은 "북한이 스스로 파멸로 몰고 가는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북한의 최근 움직임에는 두 가지 노림수가 들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 대해 빨리 협상에 나서자는 신호를 폭력적으로 보내는 동시에 북한 주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북측이 추가 핵실험과 재진입체 기술 확보를 공개한 것은 그만큼 북한이 궁지에 몰려 있다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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