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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갤러리] 김구림 '현상에서 흔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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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림 '현상에서 흔적으로',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야외조각공원에서 진행된 퍼포먼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강둑에 지른 불의 흔적이 예술이 됐다. '한국 초기 아방가르드'의 대표작가 김구림(80)은 1970년 4월11일 한강 살곶다리 부근에서 잔디를 삼각으로 구획한 다음 차례로 불을 질러 까맣게 태웠다. '죽을 사(死)'자와 음이 같아 한국사람이 꺼리는 '숫자 4'를 의미한 4개의 삼각형 자리는 까맣게, 검은 사각형 사이에 타지 않은 자리는 3개의 푸른 삼각형으로 남았다. 결국 불운의 숫자로 시작한 이 행위가 '행운의 7'로 7개의 삼각형을 만들어 냈다. 태워진 삼각형 4개와 타지 않은 삼각형 3개는 죽음과 탄생, 음과 양의 개념을 드러낸다. "태우는 행위와 과정에서 그을린 잔디와 자연의 원래 모습과의 선명한 차이를 '현상'으로 드러냈지만 새싹이 돋고 자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 그 차이는 점차 흐려져 '흔적'을 남기거나 완전히 사라진다"는 게 김 작가의 설명이다. 그는 대지미술이 된 이 퍼포먼스를 46년 만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야외 조각공원에서 지난 18일 재연했다. 1970년 당시만 해도 국내에 전위예술이 갓 소개된 터라 소수의 미술계 관계자들만이 퍼포먼스를 목격했지만 이번 역사적 재연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이뤄졌다. 지금도 과천의 미술관 앞마당에서는 불탄 삼각형의 흔적을 볼 수 있으며 계절이 바뀔수록 그 흐릿해지는 변화도 지켜볼 수 있다. /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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