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미국의 골칫거리 ‘높은 의약품 가격’

미국의 골칫거리 ‘높은 의약품 가격’

미국은 세계에서 의약품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다. 마틴 슈크렐리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조차 상황을 개선하기엔 충분치 않을 듯하다. By Larura Lorenzetti

<포춘코리아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약 다라핌 Darapim이 지난해 9월 국민 적 관심을 모았다. 제약회사 튜링 Turing 이 인명을 구하는 톡 소플라즈마증 *역주: 임신 중 감염될 경우 유산과 불임을 포함해 태아에 이상을 유발할 수 있는 인수공통(人獸共通) 전염병의 한 가지 치료제 가격을 무려 50배나 올렸기 때문이었다. ‘바가지 요금 탓에 상태가 심각한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룻밤 사이에 튜링의 CEO 마틴 슈크렐리Martin Shkreli는 제약업계 나쁜 관행의 중심 인물로 전락했다.

튜링은 모든 이들-환자, 의사, 옹호단체-의 철저한 감시 대상에 오를 위기에도 처했다. 더 나아가 정치인들이 제약업체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기 시작했다.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Hilary Clinton은 약가 규제 공약에 중점을 두었다. 이로 인해 바이오테크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연방당국은 제약회사 밸리언트Valeant에 소환장을 발부해 의약품 가격정책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요구했다. 이렇듯 한바탕 소동이 일었지만, 사실 미국의 높은 처방약품 가격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문 암 치료제 가격은 1995년 이후 연평균 10% 상승했다.

애널리틱스 기업 트루베리스 Truveris는 ‘작년 한해에만 상표가 있는 약품 가격이 14.8% 인상됐다’고 분석했다. 약값 상승은 특히 미국에서 흔한 일이다. 크레딧 스위스 Credit Suisse는 지난해 제약 대기업의 영업이익에서 가격 인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나 된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모든 국가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대폭적인 할인 협상을 위해 단일 건강보험 체제의 규모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선 보상관리자 및 보험회사들이 스스로 흥정을 한다. 단일 최대보험기관인 메디케어 Medicare가 제약 회사와 약값을 직접 협상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때문에 미국은 제약업체들의 ‘금광’이나 다름없다. 최근에 나온 가용 데이터에 따르면, 2012년 미국의 의약품 지출은 3,280억 달러에 달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을 모두 합친 금액보다도 두 배 이상 많은 액수다.

그렇다면 심화되는 정치적 압력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 민주당은 클린턴이 공약을 내놓기 이미 오래 전부터 메디케어의 약값 비협상 규칙을 수정하려고 시도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논의를 의회에 올리는 것조차도 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통계기구(ISI)의 정치 분석가 테리 헤인스 Terry Haines는 의회로 법안을 밀어붙일 기회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헤인스는 “해결책을 도출하는 게 생각보다 더 힘들다”고 말했다.

엄청난 역풍을 맞은 뒤 슈크렐리는 지난해 10월 다라핌의 가격을 내리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얼마나 내릴 것인지, 언제 내릴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른 업체들의 빠른 변화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