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얻은 빚인 신용융자 잔액이 7개월여 만에 다시 7조원대를 돌파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2월 중순부터 가파르게 오르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해 빚을 내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유가증권·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은 7조51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초 6조5,352억원으로 시작해 2월19일 6조2,740억원까지 줄었지만 이후 증가세를 보였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3조2,683억원, 코스닥시장 3조7,827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규모를 의미한다. 통상 신용융자 잔액이 늘어나면 주가 상승을 점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신용융자 잔액만 늘어나면 과도한 급락을 가져올 수 있어 적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신용융자 잔액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판단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코스피지수가 연저점을 기록했던 2월19일 이후 지금까지 신용융자 잔액은 12.4% 늘었고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2.9% 상승했지만 최근에는 지수가 2,000선을 앞두고 횡보를 보이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빚을 내 주식을 샀을 때 주식시장이 강세라면 이익실현을 위한 매물로 쏟아져 나와도 큰 영향이 없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장이 하락세를 보일 때는 매물이 부담을 줘 지수가 급격하게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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