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카드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전자고지결제업을 통해 아파트 관리비 납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금융 당국이 지난달 카드사에 아파트 관리비의 전자고지결제업을 허용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삼성카드를 통해 아파트 관리비 납부를 신청하면 매월 정해진 기일에 정기 결제가 되고 아파트 관리비 내역을 온라인과 스마트폰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역시 이보다 앞서 아파트 관리비 자동이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들 업체는 기존 은행에서 자동이체를 통해 납부하던 관리비를 신용카드를 통해 자동납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KB국민카드 등 대다수 카드사는 도시가스 요금 자동 납부 서비스도 속속 시작했다. 가스 업체와 계약을 맺고 아파트 관리비처럼 정기 결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꾸린 것이다.
월 자동 결제 시장은 그동안 은행이 주도하고 있었다. 각 가정에서 주거래계좌나 급여계좌를 통해 매월 가스비, 아파트 관리비 등을 자동이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카드사들이 각종 카드 포인트와 이벤트 혜택을 홍보하며 은행 자동이체 수요를 카드로 계속 전환하는 상황이다.
카드사들이 이같이 월 정기 결제 시장에 진출해 얻는 수익은 크지 않다. 카드사들은 아파트 관리 업체와 가스 업체에서 가맹점 수수료를 받게 되지만 은행과 경쟁을 위해 실제 수수료는 은행보다 낮게 책정했다. 또 현재 은행 자동이체 수요를 카드로 옮기기 위해 고객들에게 현금보상(페이백) 등 각종 이벤트를 진행해 상당한 비용이 들고 있다. 대다수 카드사들이 월 정기 결제 시장에서 역마진을 보며 시장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들이 이 같은 역마진에도 월 정기 결제 시장을 계속 넓히는 이유는 고정 취급액을 높이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카드 정기 결제를 신청한 고객은 다른 카드사로 이동하기 어려운 이른바 ‘록인(Lock-in)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수익보다 충성도 높은 고객 유지 효과가 큰 것으로 판단해 정기 결제 고객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