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은성PSD가 이전에 서울메트로와 계약했던 업체보다 사업비를 4배가량 더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은성PSD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사망한 스크린도어 정비직원 김모(19)씨가 근무하던 업체다.
14일 이정훈 서울시의회 의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A사는 은성PSD가 서울메트로와 계약하기 전까지 1호선 종각역 등 89개역 스크린도어 유지·관리를 담당한 업체로, 2011년 4월부터 7개월간 총액 10억2,500만원짜리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이후 서울메트로는 2011년 12월부터 계약한 은성PSD에 2012∼2016년 35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A업체에는 역 1곳당 매달 165만원짜리 계약을, 은성PSD에는 역 1곳당 매달 600여만원짜리 계약을 맺은 셈이다. A업체에 준 금액과 4배 정도 차이가 난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서울메트로가 불필요한 예산을 책정해 은성PSD에 특혜를 주려 했을 개연성을 살펴보고 있다.
A사 관계자는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은성PSD가 받은 사업비가 일반 용역업체가 받는 것보다 훨씬 더 많지만, 우리 회사는 서울메트로로부터 전직자 고용 등 제안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성PSD는 2011년 설립 당시 125명 가운데 90명에 달하는 인원이 모두 서울메트로 출신이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서울메트로 퇴직자들의 고용 보장을 위해 설립된 회사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4배 불려진 예산은 대부분 서울메트로 출신 임직원들의 몫이었다. 이들은 매월 434만원을 받았으나 구의역 사고로 숨진 김씨와 같은 비정규직은 144만원, 정규직은 180만∼220만원을 받고 일했다.
경찰은 서울메트로가 은성PSD 등과 특혜성 용역 계약을 맺고 사업비를 과다 지급해 최대 200억원대의 손실을 낸 정황을 파악해 배임 혐의를 조사 중이다. 서울메트로가 이들 업체에 사업을 맡기는 과정에서 공개경쟁입찰 원칙 등 입찰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점을 두고도 위법 여부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스크린도어를 설치 및 유지·관리하는 대신 22년간 스크린도어 광고를 유치하는 계약을 한 유진메트로컴도 비용보다 보장받은 수익의 규모가 비대해 사실상 특혜가 있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김인경인턴기자 izzy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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