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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 엄마들의 고충…"가정통신문도 어려워요"

전반적인 생활 여건은 개선된 반면, 교육·사회관계 여건은 여전히 열악

지원책 있지만 경쟁률 높아

한국에 정착한 다문화 가정이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의사소통을 어려워하는 이주민들이 여전히 대다수이다./출처=구글




한국에 정착한 다문화 가정이 점차 늘고 있지만 언어장벽에 문화적 차이가 겹쳐 간단한 의사소통도 어려워하는 이주자가 여전히 많다.

29일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 인천에 정착한 결혼 이주자는 1만 명을 훌쩍 넘어선 1만 4,541명. 전체 외국인의 15%를 넘는 숫자다. 이들 중 특히 다문화 가정의 ‘엄마’들이 한국어가 서툴거나 기본적인 사고방식과 가치관 등 문화가 다르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여러 장벽에 부딪히는 실정이다.

“사절지? 4B? 뭘 챙겨야 할지 모르겠어요”

인천시 부평구에서 다문화 가정을 꾸린 쉬홍엔(34·여)씨는 아이의 학교에서 보낸 가정통신문 때문에 매번 곤혹을 치르고 있다. 한국에 정착한 뒤로 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언어는 익숙해졌지만 가정통신문에 쓰인 단어들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워, 그녀에겐 마치 ‘암호’처럼 느껴진다.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은 학교에 다니면서 자연스레 한국어를 배우는 동시에 문화적 차이도 보다 쉽게 줄여갈 수 있지만 정작 살림을 해야 하는 엄마들은 그럴만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쉬홍엔 씨는 주민들의 고충을 듣는 부평구 1박2일 숙박행정에 참석해 “많은 다문화 가정이 간단한 가정통신문조차 이해하지 못해 힘들어한다”고 토로했다.

여성가족부의 ‘2015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다문화 가정의 전반적인 생활 여건은 나아졌지만 교육·사회관계에 대한 고민은 늘었다. 지난해 7∼8월 전국 다문화가족 1만7천849가구를 조사한 결과 ‘자녀 양육과 교육’을 어려움으로 꼽은 응답자는 2012년 22.0%에서 23.2%로 증가했다.



부평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정착한 이주민이더라도 우리나라와 사고방식과 문화가 전혀 다르다 보니 교사가 학부모를, 학부모가 교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고 말했다./출처=다문화 선교 프로젝트 ‘지구촌 반상회’ 유투브 캡쳐


여러 장벽에 시달리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한국어 교육·자녀 교육’ 등의 제도가 있지만 제도 자체를 모르거나 높은 경쟁률 탓에 혜택을 누리지 못하기도 한다. 실제로 부평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경우 매년 자녀생활서비스를 담당하는 방문교육지도사 12명을 24개 가정에 보내고 있는데 대기자가 줄줄이 기다리는 실정이다.

한국어 교사가 매주 집을 방문해 언어를 가르치는 교육 서비스는 입국한 지 5년이 지나면 이용할 수 없다. 5년이면 한국어를 깨우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해당 서비스 관계자의 입장이다. 그러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가정은 한국어를 제대로 배울 기회와 시간이 없는 탓에 5년이 지나도 간단한 생활언어밖에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부평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많은 다문화 가정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 제도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며 “가정통신문처럼 정말 기본적인 언어 문제는 적절한 지원만으로도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데 지원 제도가 미흡하게 실행되는 경우가 많아 이주자들이 계속해서 고충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아기자 leejaea55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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