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6년 7월 20일 작은 우주선 한 대가 구름 한 점 없는 화성의 살굿빛 하늘에 모습을 드러냈다. 약 6.5㎞ 상공에서 낙하산이 펼쳐졌고, 집게발을 닮은 착륙용 다리 세 개가 펴졌다. 동체가 조금 흔들리는 것 같더니 이내 표면에 착륙했다. 무인탐사선 바이킹 1호가 화성이란 미지의 세계를 처음으로 접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닐 암스트롱이 1969년 7월20일 아폴로11호를 타고 달에 가 인류 최초의 발자국을 남기고 온 지 7년 만에 인류의 무인탐사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생명체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바이킹 1호가 쏘아진 지 40년 가까이 지났지만, 지금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한 채 또 다른 무인우주선이 발사되고 새로운 화성탐사로봇이 개발 중에 있다.
영화 ‘마션’을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화성뿐 아니라 우리가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곳을 탐사하기 위해 떠났고, 앞으로 떠날 무인탐사선이 존재한다. 이들 탐사선은 태양을 관찰하기도 하고, 태양계 여러 행성을 방문하기도 하고, 혜성을 따라다니기도 하고, 외계 행성을 찾기도 하고, 지구 밖 생명체를 찾기도 하고, 우주의 지도를 그리고 우주의 과거를 돌아보기도 하는 등 우주공간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탐사한다.
새 책 ‘스페이스 미션’은 이처럼 우주탐사 임무를 가진 무인우주탐사의 역사와 미래를 기록하고 있다. 책에는 최초로 화성 땅을 밟은 바이킹1호를 포함해 그 성과를 이어받아 화성을 본격 탐사하게 된 화성 탐사로버(이동형 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태양계 밖으로 쏘아 올린 보이저, 아름다운 고리를 가진 토성과 그 달들을 탐사하는 카시니-하위헌스, 생명의 기원을 알아내기 위해 혜성을 쫓아간 스타더스트, 우리별 태양을 관찰하는 소호 탐사위성 등 인류와 함께 해 온 다양한 무인탐사선의 궤적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지난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2호는 태양계라는 존재 그 너머의 여행을 가능하게 해 준 무인탐사선으로, 독자들은 책에서 접한 보이저를 통해 인간과 우주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보이저 1호는 지난 2013년 이미 태양계를 벗어났으며, 보이저 2호 역시 곧 태양계를 벗어날 예정이다. 보이저가 태양계 밖을 향하면서 우리에게 전해준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그리고 명왕성에 대한 과학적 지식은 그때까지의 과학 교과서를 다시 쓰게 만들었다.
책에는 과거 발사된 무인탐사선뿐 아니라 이미 활동을 개시한 화성 로버 큐리오시티와 케플러 우주망원경, 가이아 우주망원경, 플랑크 탐사위성과 함께 활동 준비중인 목성 위성 탐사임무 라플라스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등 이들의 임무를 이어받아 우리를 우주로 안내할 차세대 미션 6개도 소개돼 있다.
우주탐사에 대한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우주 과학 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뒤처지는 우리나라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역시 우주탐사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정부는 순수 국내 기술로 발사용 로켓을 제작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며, 지름 22m로 세계 최대 망원경이 될 마젤란 망원경 제작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저자는 “무한한 상상력이 최신 기술과 만났을 때 과연 태양계와 그 너머 우주에서 어떤 지식과 정보를 캐낼 수 있는 지, 우리는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책을 썼다”며 “바라건대 책이 한국의 독자 여러분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만8,000원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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