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공기업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했던 이지혜(사진) 래빗앤린맘 대표는 항상 창업에 대한 꿈이 있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창업과 관련된 서적을 읽고 아이디어를 다듬었다. 하지만 반복적인 업무에 꿈을 펼칠 시간은 부족했고 도전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이를 낳게 되면서 인생에 큰 변화가 시작됐다. 육아휴직 중에 신생아를 키우면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게 됐다. 신생아들은 모로반사 때문에 스스로 놀라 잠을 깨기 일쑤인데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이불을 개발해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일본 시장까지 진출하게 됐다.
이 대표는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육아로 고생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따뜻함과 편리함을 줄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하게 됐다”며 “아이를 키우면서 잠을 잘 재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우리만의 특별한 아이템을 만들 수 있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래빗앤린맘이 만드는 신생아용 이불 ‘머미쿨쿨’은 양 옆에 좁쌀을 11자 형태로 채워 아이가 엄마 품에 안기는 느낌을 주게 되는 제품이다. 신생아부터 돌 전후의 아이까지 사용할 수 있다. 머미쿨쿨은 아이가 몸을 뒤적거려도 양쪽의 좁쌀을 채운 부분이 잡아주고 가운데 부분은 가볍기 때문에 이불이 얼굴을 덮어 질식하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또 이불이 벗겨져 감기나 배앓이가 생기는 것도 방지할 수 있는데다 아이가 팔을 허우적거리거나 뒤집기를 시도하는 것도 줄여 준다.
머미쿨쿨은 KC인증, 디자인 등록 뿐만 아니라 실용 실안 특허까지 취득하며 국내 다양한 기관들로부터 안정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육아 정보를 소개하자 엄마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200%나 성장할 정도로 인기다.
이 대표는 “출산 후 주부들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울증에 걸리곤 하는데 엄마의 우울증은 당연히 아이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엄마의 우울증을 해소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고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잠’에서 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가 엄마의 품속에 안겨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이불을 개발해 엄마와 아이 모두가 편히 잘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다음 목표는 일본 시장이다. 이미 카페24 플랫폼을 통해 일본어 사이트를 구축해 판매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지난 1년간 해외 진출을 위해 현지 시장 조사와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준비 기간을 가졌다”며 “일본 고객들의 경우 우리나라와 비슷한 정서를 갖고 있는 듯 하지만 브랜드 자체에 대한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현지 특허 등록을 준비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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