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수사 ‘최후통첩’까지 거부했던 검찰의 노고를 치하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최순실 특검팀’을 이끌 특별검사로 박영수 변호사를 임명하며, 박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했던 검찰의 노고를 ‘치하’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는 오늘 야당이 추천한 특검 후보 2명 중에서 박영수 변호사를 특별검사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 대변인은 “(대통령은) 또한 이번 특검수사가 신속 철저하게 이뤄지길 희망하고, 이번 일로 고생한 검찰 수사팀에 고맙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행보를 두고 ‘반어법적으로 고맙다는 말을 쓴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최순실·안종범·차은택 등에 대한 공소장에서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박 대통령으로서는 검찰에 ‘고마움’을 느낄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여러 번 “검찰의 수사를 믿을 수 없다”, “중립성 없는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등 검찰에 대해 꾸준히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한편, 박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는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 대변인은 “대통령께서는 본격적인 특검의 수사가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특검의 직접 조사에도 응해서 사건 경위에 대해서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 수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는 자신의 언급을 정면으로 뒤집은 적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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