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공약 이행을 위한 기업 압박이 이번에는 미국 최대 항공기 제조사 보잉을 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6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지난 1월 결정한 새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구매계약을 전격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보잉이 새 에어포스원을 만들고 있는데 비용이 통제불능 수준”이라며 “40억달러가 넘는데 주문 취소다(cancel order)”라고 전했다.
트럼프가 전용기 주문을 취소한 표면적 이유는 보잉사가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새 대통령 전용기 제작에 바가지를 씌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트윗이 데니스 뮬런버그 보잉 회장이 시카고트리뷴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비판한 지 불과 한 시간 만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뮬런버그 회장의 비판에 대한 보복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새 에어포스원 제작비용이 40억달러를 넘는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주장은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잉은 트럼프 당선인의 트윗 직후 주가가 장중 2%가량 추락하자 “현재 확정된 계약규모는 1억7,000만달러”라며 “납세자 입장에서 최상의 가격에, 최고의 대통령 전용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공군과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트럼프가 주장한 40억달러를 겨냥해 “언급된 일부 수치는 보잉사와 국방부 간 계약 내용을 반영하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이 한때 보잉사 주식을 매입했던 사실도 드러나자 인수위원회 측은 지난 6월 트럼프가 약 4,000만달러에 달하는 보유주식 전량을 매각했다고 이날 해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직 수행에서 그의 사업과 보유주식들 간 이해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그간의 비판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하지만 WP는 트럼프 당선인이 추가로 주식을 매입하지 않았는지와 헤지펀드 등에 투자한 재산, 트럼프 회사 보유주식 문제 등은 여전히 안갯속이라고 꼬집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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