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부산에서 첫 문을 연 ‘명랑시대쌀핫도그’는 그해 9월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해 불과 7개 월만인 현재 전국 가맹점 수를 560여 개로 늘렸다. 이 브랜드는 핫도그에 쌀을 첨가한 발효숙성 반죽으로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순식간에 국내 1등 핫도그 브랜드가 됐다. 특히 가격이 1,000원에 불과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다는 것과 창업비용이 2,000만~3,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 등이 급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지방에서 출발한 많은 기업들이 전국구 프랜차이즈로 발돋움하며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수도권에서 쌓은 인지도로 지방을 공략하는 기존 프랜차이즈와 달리 이들은 지역색의 진한 맛과 재기 넘치는 아이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수도권을 역 공략하는 것이 특징이다. 포화 상태인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계속 이어갈 지 주목을 끌고 있다.
◇수도권 뒤흔드는 향토 브랜드 = 최근 지방에서 올라와 수도권 시장을 흔드는 프랜차이즈는 비단 명랑시대쌀핫도그 뿐만이 아니다. 지난 1999년 대구에서 출발한 분식 프랜차이즈 ‘신전떡볶이’ 역시 최근 서울에서 무서운 속도로 사업을 확장해 공정거래위원회 지난해 등록 기준으로 전국 가맹점을 293개까지 늘렸다.
최근 대구 동성로에서 1호점을 내고 출발한 수제 돈까스 전문점 ‘마이카츠’도 다음 달에 홍대점를 오픈 하는 등 서울 상륙 채비를 갖췄다. 이 브랜드는 프리미엄 한돈(선진포크)을 사용하면서도 직거래시스템을 통해 공급가격을 낮춰 대표 메뉴인 마이카츠 가격이 3,500원에 불과하다는 게 강점이다.
이미 수도권에 정착해 전국구 브랜드로 입지를 다진 기업도 많다. 2013년 부산 남포동에서 시작해 이제는 국내 대표 빙수 카페 브랜드가 된 설빙은 그야말로 지방 프랜차이즈들이 롤 모델로 삼을 만한 신화가 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설빙의 전국 가맹점 수는 478개에 이른다. 대구에 본사를 둔 호식이두마리치킨도 1마리 가격으로 2마리를 먹을 수 있다는 이색 발상으로 대성공을 거둔 대표 브랜드다.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은 지난해 말 1,000호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밖에 부산에서 출발해 지난 2012년 ‘스몰비어’ 열풍을 몰고 온 ‘봉구비어’, 대전발 토스트 열풍을 일으켰던 ‘이삭토스트’, 부산의 ‘노랑통닭’, 대구의 ‘서가앤쿡’ 등도 대표적 사례 가운데 하나다.
◇ 포화상태 프랜차이즈, 성공신화 이어갈까 = 지방 프랜차이즈들이 전국구로 나서는 이유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입맛이 다양화되면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지역색이 강해 ‘너무 튀는 맛’으로 치부됐던 음식들이 외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 프랜차이즈들은 지방 창업 1년 내 서울에 진출하는 게 일반적 흐름이 됐다.
문제는 현재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 상태로 하루에도 수 많은 브랜드가 망하고 생겨나고 있다는 점.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2012년 3,311개에서 작년 5,273개로 급증했다. 가맹점도 같은 기간 17만6,788개에서 21만8,997개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전국의 치킨·피자·커피 등 외식업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전년 대비 7.4% 늘어난 10만6,890개를 기록했다.
한 전문가는 “시스템이 자리 잡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지역 확장만 노릴 경우 실패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며 “실제 수도권 진출로 전국구 브랜드가 된 프랜차이즈보다 실패한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