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는 12일 “산업은행에 그동안 컨소시엄 허용과 매매조건을 확정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회신이 없었다”며 “이달 17일까지 관련 내용을 통보하지 않으면 우선매수권을 이번에는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금호아시아나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할지를 이달 19일까지 결정하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는 “금호 상표권 사용계약 조건 합의 부재, 주식매매계약서(SPA) 내 금호타이어가 가진 대출 갱신 내용 미확정, 산은이 더블스타에 보낸 우선매수권 관련 사항을 포함한 확약서 또는 계약서가 없어 우선매수권 행사 조건이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산은이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에 아무런 기여도 없는 더블스타에는 6개 컨소시엄을 허용해주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금호아시아나에는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불공정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실적으로 컨소시엄이 허용되지 않는데 조건부로 컨소시엄에 참여할 전략적투자자(SI)는 없다”며 산은의 결정으로 사실상 인수가 어렵게 됐다고 비판했다. 또 “재무적투자자(FI)만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국내 경제는 물론 금호아시아나 전체에 잠재적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며 컨소시엄 불가로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게 됐음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금호아시아나가 ‘이번에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호그룹과 산업은행 간 우선매수권 보유 약정서에는 우선매수권이 한번 소멸해도 6개월 후까지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부활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금호그룹이 법적 소송, 여론전 등을 통해 더블스타와의 매각절차를 지연시키면서 우선매수권을 다시 행사할 기회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호아시아나는 산은의 대응을 지켜본 뒤 매각 중지 가처분 등의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산은이 기존에 밝힌 대로 19일까지 금호아시아나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더블스타와 매각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매각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경쟁력을 제대로 육성해줄 수 있는 새 주인 찾기가 자칫 절차적 하자 등으로 인해 오히려 금호타이어의 경쟁력을 해치는 일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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