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인들의 마약 사건이 잇따라 파문이 이는 가운데 올 상반기 마약 밀수가 2.6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그동안 한국에서 희귀했던 엑스터시·LSD까지 늘고 있어 ‘마약청정국’이란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관세청은 올해 상반기 마약류를 총 197건, 27.5kg을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전년 상반기보다 건수는 1.4배, 중량은 2.6배 늘어난 수치다.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필로폰과 대마가 모두 2배 가량 늘었다. 필로폰은 14.4kg가 적발됐는데 1회 복용량이 0.03g임을 감안하면 약 48만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양이다. 대마는 약 8,200명분인 4.1kg가 들어왔다.
더 큰 문제는 희귀·신종마약까지 유행세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 일례로 엑스터시(MDMA)는 지난해 상반기 47g에 그쳤으나 올해는 651g으로 무려 13배가 늘었다. 지난해 적발 건수가 아예 없었던 LSD는 올 상반기에만 1,500개가 반입됐다. 엑스터시와 LSD는 비교적 싸고 알약이나 캡슐 형태로 복용이 쉬워 젊은이들에게 파티용 마약으로 각광 받고 있다. 이들 마약은 다양한 환각 혹은 행복감·안정감을 주지만 극도의 우울감과 혈압·심박수 증가 등 부작용을 불러온다. 이밖에 러미나(덱스트로메토르판), 러시(알킬니트라이트) 등 신종 마약도 늘고 있다.
밀수 경로별로는 국제우편(66%)이 가장 많고 항공여행자(18%), 특송화물(12%) 등이 뒤를 이었다. 관세청은 “최근 해외직접구매와 해외 여행객 증가에 편승해서 국제우편이나 여행객을 통한 밀반입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약을 들여오는 나라가 중국 일변도에서 미국, 대만, 태국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최근 마약 밀수의 특징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급증하는 마약류 밀수를 차단하기 위해 조사·검사 인력과 장비를 확충하고 여행자·화물 등 선별·검색 기법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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