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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는 美 '셰일 파워'…국제유가 '魔의 60弗' 뚫을까

신규 유정 생산량 올 들어 감소…FT "셰일혁명 정점 맞아"

핵심 변수 사라지며 브렌트유 58弗 넘어…OPEC 감산도 호재







3년 전 국제유가 폭락을 몰고 온 미국의 셰일 혁명이 정점을 맞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제 석유시장이 유가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쿠르드의 분리·독립 선언에 이라크가 주요 유전 지대인 키르쿠크를 점령하며 중동 리스크가 격화됐지만 국제유가는 공급의 키를 쥔 미 셰일 업계의 눈치를 더 살필 만큼 ‘셰일 파워’는 막강해진 상황이다. 중동산 원유와 함께 세계 원유 공급의 한 축이 된 셰일 석유 생산이 둔화하면 국제유가가 ‘마의 60달러’대를 돌파하며 안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셰일 유전의 생산성이 정점에 이르렀으며 유정 굴착에 소요되는 기간 단축도 더 개선되기는 어려운 시점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FT는 미국의 주요 셰일 지대인 텍사스의 이글포드를 비롯해 퍼미언 분지와 애너다코·나이오브래라 등에서 신규 유정의 하루 생산량이 올해 들어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또 다른 셰일 지대인 노스다코타주의 바켄 유전의 생산량 증가는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미 셰일 업계는 기술혁신을 앞세워 지난 2008년 이후 수직시추에서 생산성이 높은 수평시추 기술로 옮겨가면서 한 유정에서 이전보다 훨씬 많은 원유를 생산할 수 있게 돼 글로벌 원유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수평시추는 유정을 수직으로 뚫고 들어간 뒤 시추공이 원유가 매장된 퇴적층의 목표 시점에 이를 때 수평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원유를 밖으로 뿜어내도록 하는 기술이다.



수평시추법이 널리 보급되면서 2008년 미국 내 600여개이던 셰일 시추공은 4년 만에 1,200개를 넘어섰다. 여기에 보다 정확한 탐사를 통해 유정에서 과거보다 빠른 시간 내에 셰일 석유를 굴착해내면서 2010년만 해도 하루 150만배럴 수준에 머물렀던 미국의 셰일 생산량은 2015년 550만배럴을 넘어서는 등 국제유가를 배럴당 평균 30달러선으로 끌어내리는 주요 역할을 했다.

지난해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선을 돌파하며 3년 전 폭락세에서는 벗어났지만 국제 석유시장에서 최근 2년간 배럴당 40~60달러의 ‘셰일 밴드’가 설정될 정도로 셰일 석유는 국제유가 수급에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 가까워지면 미 셰일 업계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생산량 확대를 반복해 천장이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FT의 분석대로 셰일 유정 개발에 소요되는 기간 단축이 한계에 이르고 생산량 증가세 역시 최고점을 지나 꺾인 것이 사실로 입증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은 커지게 된다. FT도 “셰일 석유 생산성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그동안 셰일 업계의 기술 혁신을 이끌었던 월가의 자금 지원이 끊기면서 셰일 업체들의 재정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도 이날 미국 원유 재고의 감소 소식에 힘입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배럴당 0.3% 오른 52.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배럴당 0.47% 상승한 58.15달러를 기록해 1년 최고가(배럴당 58.94달러)에 근접하며 60달러대에 바짝 다가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감산 합의 시한을 내년 말까지 9개월 연장하는 쪽으로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는 보도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다만 일각에서는 풍부한 자금을 확보한 셰일 생산 업체들이 유가 상승을 기대하면서 일부 유정 생산을 중단하고 있는 측면도 있어 향후 셰일 생산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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