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은 대학생들로부터 취업 선호도가 가장 높은 제약사다. 해마다 대학생들이 참가하는 ‘박카스 국토대장정’을 개최하며 청년들을 응원해 온 영향도 있지만 신약개발은 물론 세일즈·마케팅 분야에서 국내 제약업계를 선도해왔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몰리면서 동아제약은 ‘제약업계 사관학교’로 자리매김했다.
동아제약은 2013년 인적분할을 단행해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출범시키고 전문의약품(ETC)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동아에스티와 일반의약품(OTC)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동아제약을 분할설립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주축으로 한 동아쏘시오그룹은 제약·식음료·물류·정보통신·건설 등에 걸쳐 20여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대학생과 업계 종사자 모두에게 선망의 직장으로 꼽히는 동아쏘시오그룹은 전문성과 능력 중심의 채용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하며 이 같은 능력 중심주의는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우선 동아쏘시오그룹은 1959년 공채 1기를 채용할 당시부터 지속해 사용해오던 입사지원서 양식을 전면 수정했다. 불합리한 차별을 초래할 수 있는 사진이나 학력 사항, 학점 및 어학 점수, 출신 지역, 가족관계 등을 없앤 새로운 입사지원서를 마련한 것이다. 바뀐 입사지원서에는 이름과 연락처, 자격·경력사항, 직무관련 교육 이수사항, 지원분야 역량, 가치관만 기재하면 된다.
채용 절차도 간소화됐다. 기존에는 서류전형이 온라인과 자필전형 2단계였지만 온라인 전형으로만 축소된 것이다. 종래 온라인전형, 자필서류전형, 실무면접, 임원면접 등 4단계 과정을 거쳤다면 현재는 자필전형이 빠져 3단계로 줄었다. 면접 역시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모르는 블라인드 상태로 진행되기에 직무 관련 역량 평가에만 집중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사진이나 학교, 어학점수 등의 항목을 없애다 보니 서류전형에서 자기소개서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며 “면접에서도 자연스레 직무와 관련된 본인의 관심과 열정, 입사 준비사항 등에 대한 질문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방향으로 바뀐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근무하게 될 회사와 수행하게 될 업무에 대한 이해, 업무에 필요한 역량(지식)과 그를 갖추기 위한 본인의 노력(경험) 등을 잘 드러낸다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를 비롯한 동아에스티·동아제약 등 주요 사업회사들은 이 같은 블라인드 채용을 올해 하반기 인턴 채용에서부터 활용했다. 올해에만 약 100여 명의 채용전환형 인턴이 일자리를 얻었다. 회사는 앞으로 연구개발 등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직군을 제외한 대다수 분야에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그룹 전 계열사로 확대, 인턴뿐 아니라 정기 공채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동아쏘시오그룹은 1959년 공채 1기를 시작으로 최근 112기를 채용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온 대표적인 제약기업 중 하나다. 꾸준히 채용을 진행해온 결과 현재 동아쏘시오홀딩스를 비롯한 동아제약·동아에스티 등 주요 사업회사의 임직원 수는 2002년 1,844명에서 지난해 기준 2,644명으로 43.4% 증가했다. 동아쏘시오그룹 전체로는 약 5,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주요 취업사이트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 평균 연봉은 약 8,300만원으로 상장 제약사 직원 평균 연봉이 5,300만원인 것과 비교해 50% 이상 높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근속연수 역시 2015년 기준 7년 8개월로 주요 상장 제약사 10곳의 근속연수 평균이 6년 9개월인 점과 비해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