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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코스툴라니의 달걀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전 세계적인 주식시장의 대세 상승은 현명한 선택을 한 투자자에게 큰 수익을 안겨줬다. 우리나라의 증시도 많이 올랐지만 중국·베트남·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상승률은 더 높았다. 특히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연금저축, 개인형퇴직연금(IRP), 비과세해외주식형펀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잘 이용했다면 연말정산 시즌인 요즘 큰 수익과 더불어 세금까지 감면받는 기쁨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적중하길 기대하기는 쉽지 않지만 투자자라면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 한 번쯤 예측해볼 필요는 있다. 우선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금리의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 중앙은행의 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판단하에 글로벌 금융위기 후 0~0.25%까지 떨어뜨렸던 기준금리를 이미 수차례에 걸쳐 인상했으며 2018년에도 세 차례 이상의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역사상 최저를 유지하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11월 마지막 날 1.5%로 올려 미국 기준금리의 상단과 동일한 상태에 있다. 이후 올 1월까지 계속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지만 앞으로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한다면 우리도 따르지 않을 도리가 없다.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에 따르면 금리가 바닥일 때 부동산을 팔고 주식을 사야 한다. 금리가 상승하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기 어렵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현재 1,400조원을 넘는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이다. 대출이율 상승을 버티지 못한 주택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집값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만약 금리가 생각보다 빠르게 상승한다면 주식을 슬슬 매도해야 할 시기가 된 건지도 모른다. 자금을 단기 예금에 넣어 두고 편안하게 높은 이자율을 누리는 것이 낫다. 어느덧 금리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되면 채권으로 옮겨가야 하는 타이밍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각국 정부의 양적 완화로 인한 금리 하락으로 채권에서 큰 수익이 생겼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물론 금리 상황이 현재 어디에 속하는지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예측 기법이 그러하듯이 코스톨라니의 달걀 이론이 반드시 맞는다는 보장도 없다. 현실 경제는 훨씬 복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금리 하락이 저점 부근에 머물렀던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적인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를 이해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될 법하다. 지난해 주식시장의 상승세에 대한 단서를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투자자라면 앞으로의 금리 상황을 민감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투자는 우연히 횡재를 하는 도박과 다르다.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노력해야 투자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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