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회승의 합류와 함께 ‘진짜가 나타났다’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던 밴드 엔플라잉. 그들이 이번에는 ‘뜨거운 감자’로 자신들만의 유쾌하고 긍정적인 매력을 곳곳에 전파하고 있다. 지난달 3일 발표한 세 번째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뜨거운 감자’는 제목처럼 언젠가 뜨거운 화제의 중심에 서겠다는 엔플라잉의 야심찬 포부가 담겨있다.
멤버들의 마음가짐은 실제 무대에서도 드러났다. 보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기분 좋게 하는 엔플라잉만의 재기발랄함과 에너지는 더욱 커졌고, ‘진짜가 나타났다’ 활동에서도 선보였던 보컬 이승협과 유회승의 애드리브는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요즘 본의 아니게 애드리브로 창작의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특히 이번 앨범 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뜨감봉(뜨거운 감자봉)’이다. 감자에 귀여운 그림을 그리고 옷, 모자 등의 디테일까지 더한 독특한 응원도구로, 엔플라잉 멤버들이 팬들을 위해 손수 제작하는 100% 핸드메이드 응원도구다.
“아이디어를 누가 먼저 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멤버들 모두 마음이 하나로 모였어요. 다행히 회사에서도 긍정적으로 봐주셨고요. 사실 바쁜 스케줄 속에서 감자봉을 만들다 보니 피곤할 때도 있기는 한데, 막상 감자를 잡으면 힘든게 사라지더라고요”(이승협)
“처음에는 어렵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퀄리티를 높이고 싶은 욕심에 옷을 만들었는데 그러다보니 조금씩 어려워지더라고요. 이제는 철사도 써보고 셀로판지도 써보면서 시도를 많이 해보고 있어요. 상상하는 재미가 있더라고요”(김재현)
날이 갈수록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뜨감봉’은 급기야 SNS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고장환과 개그우먼 김신영의 형상까지 등장했다. ‘이번에는 뭐가 나올까?’라는 궁금증을 던져주는 신선한 엔플라잉만의 팬서비스는 자연스럽게 다른 팬덤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저희 연관 검색어에 감자봉이 있더라고요. 팬 분들이 감자봉을 들고 계신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주위에 있는 다른 가수 팬 분들도 귀엽게 봐주신다고 하더라고요”(이승협)
“매번 트렌디한 감자봉을 만들어서 팬들과 같이 무대를 하니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감자봉이 어디 있겠습니까(웃음)”(김재현)
이들의 감자를 향한 열정이 통했던 것일까. 지난 1월 앨범 발매 쇼케이스 당시 “감자 홍보 대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던 그들의 목표가 실제로 이루어졌다. 당시 멤버들의 작은 소망이 입에서 입으로 옮겨졌고, 결국 엔플라잉은 지난달 29일 강원도 감자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기쁨을 누렸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믿기지가 않더라고요. 위촉식이라는 걸 처음 해봐서 긴장이 많이 되기는 했는데, 대표님이랑 사진도 찍고 저희끼리 너무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 저희들의 작은 소망이 진짜 이루어지니까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그리고 ‘뜨감봉’ 만들 때 쓸 감자도 협찬이 된다고 해서 너무 좋았어요(웃음)”(이승협)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 엔플라잉. 특히 기존 멤버들의 음식을 책임지던 ‘차셰프’ 차훈과 함께 무섭게 치고 올라온 ‘집밥유선생’ 유회승의 음식에 대한 에피소드를 전하며 아옹다옹하는 모습은 흔한 형제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회승이가 ‘프듀’ 이후부터 다이어트를 많이 했어요. 회승이 머릿속에는 아침은 살 안 찐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에 그 전날 장을 미리 봐두고 아침에 사리사욕을 채우는 거예요(웃음). 자기들끼리 훈이는 요리고 회승이는 조리라고 비유를 하더라고요”(권광진)
“둘이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맛있어요. 지난번에 회승이 집에서 어머님이 주신 밥을 먹었는데 진짜 맛있더라고요. 회승이가 그 손맛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이승협)
“저도 제 음식이 이렇게 맛있을 줄 몰랐습니다(웃음). 제가 먹은 음식이 다 어머니 맛이잖아요. 먹고 싶은 그 맛을 상상하면서 만드는 것 같아요. 그걸 형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고”(유회승)
“최근에 저희 부엌에 제가 못 보던 걸 봤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음식을 만들 때 MSG를 넣지 않는데, 어느 순간부터 주방에 MSG가 보이더라고요(웃음)?”(차훈)
유회승의 합류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만 해도 오랜 시간 합을 맞춰온 멤버들과 유회승이 잘 융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았지만, 이날 본 멤버들의 모습은 처음부터 5인조 밴드였던 것처럼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엔플라잉은 이 팀워크와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3월에 있을 첫 단독 콘서트에서 모두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저희의 첫 단독 콘서트다보니까 욕심이 많아지더라고요. 스케줄이 끝나고 다들 잘 시간을 쪼개서 합주를 하고 있어요. 엔플라잉의 곡이 아닌 무언가를 함께 준비하고 있고요.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퀄리티가 좋게 나와서 기대가 많이 돼요”(차훈)
“평소 음악방송에서 보지 못했던 저희의 라이브 할 때의 에너지와 리얼 사운드를 보실 수 있어요. 멋있고, 섹시하고, 귀여운 모든 게 다 있어요. 그리고 편한 복장으로 오셔야 해요. 계속 뛰어 놀아야 하니까”(이승협)
어느덧 활동 막바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활동했던 엔플라잉은 이번 활동을 시작으로 2018년 더욱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바람이다. 공백이 길었던 시기가 있었던 만큼,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곡으로 빨리 돌아오는 것이 목표라고.
“다음 앨범에 대해 뚜렷하게 나온 것은 없지만 계속해서 엔플라잉의 다양성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과 같은 유쾌한 모습뿐만 아니라, 저희가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이 아직 많아요”(김재현)
“기다릴 틈 없이 금방 다시 돌아올 거니까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유쾌한 에너지는 항상 가져가면서 계속 멋있어지고 발전하는 엔플라잉이 될테니까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이승협)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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