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계와 통상학계에 따르면 최근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의 경제공사 공모에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여한구 주미한국대사관 상무관이 홍영기 외교부 국제경제국장과 함께 최종 3배수 후보에 포함됐다.
여 국장은 워싱턴 상무관으로 나가기 전인 지난해 9월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최 교수는 외무부 공직자 출신으로 주로 북미 외교정책을 담당하다 2001년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긴 대표적인 한미 FTA 전문가다. 홍 국장은 미국의 주요 수입규제 수단인 반덤핑·상계관세(AD·DVD)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워싱턴 경제공사는 현지에서 대미 경제외교 관련 조율을 하는 핵심보직이다. 미국과의 안보 관련 안건을 다루는 정무공사와 함께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대사를 보필하는 제2인자다. 대대로 경제공사 자리에 통상정책을 담당했던 관료가 갔던 것도 이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2006년 워싱턴 경제공사를 지냈던 최석영 전 주제네바대사다. 최 전 대사는 이후 2010년부터 한미 FTA 추가 협상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하지만 2013년 통상기능이 산업부로 이관된 후 한 번도 산업부 출신이 이 자리에 앉지는 못했다. 대대로 외교부 출신 관료들이 독식해왔고 2015년 들어서야 이례적으로 장호현 전 기획재정부 대외경제정책국장이 이 자리를 맡은 상황이다. 학계에서 이번 인사를 통해 대미 통상정책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참사’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대미 통상관계가 악화된 만큼 인사 쇄신으로 통상당국의 진용도 새로 갖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계 관계자는 “미국의 통상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조윤제 현 주미대사는 거시경제가 전공이라 통상과 관련해서는 전문가의 보필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라며 “누구를 앉히느냐에 따라 대미 통상관계의 방향이 확연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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