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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전소 10년만에 흥인지문 방화...또 도마위에 오른 문화재 '부실 관리'

보초 등 3명 근무하고 있었지만

흥인지문내 인체 감지센서 없어

행인 신고전까지 범인침입 몰라

지난 2008년 ‘숭례문 방화’ 후 10년 만에 국내 보물급 문화재에 화재가 발생했다. 방화 4분 만에 용의자를 검거해 큰 피해는 없었지만 용의자가 내부로 침입해 방화할 때까지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아 종로구청과 문화재청의 ‘부실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서울 종로서방서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9일 오전1시55분께 장모(43)씨가 서울 종로구 흥인지문(보물 1호)의 2m 높이 담장을 넘어 1층 협문 앞에 종이상자를 쌓은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이 시각 문화재안전경비원 3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이들은 행인이 장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기 전까지 장씨의 침입 사실을 몰랐다. 흥인지문에는 소화기 21대와 옥외소화전 1대, 자동화재탐지설비, 폐쇄회로(CC)TV 12대 등이 설치돼 있다. 자동화재탐지설비는 방화 당시 열 온도가 높지 않아 작동하지 않았다.

특히 흥인지문 안에 자동 침입 감지센서가 없었던 터라 경비원은 실시간으로 침입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보호법 제14조에 따르면 침입 감지센서는 소화기·소화전 등 소방설비와 달리 의무 설치사항이 아니다. 때문에 장씨도 담장을 넘어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다. 침입 감지센서는 관할구역에 문화재를 둔 지방자치단체가 문화재청에 신청해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예산을 따로 받아야 해 사실상 설치하지 않고 있다. 현재 숭례문과 숙정문도 자동 침입 감지센서가 없는 상태다.

흥인지문 관리사무소 내 CCTV도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능이 없었다. 흥인지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화재 당시 야간근무자 2명은 외부 보초를, 1명은 내근하며 CCTV를 상시 확인했다. 내근자 1명이 혼자 CCTV 12대를 모두 확인하려면 6분 가까이 걸려 1분 새 담장을 뛰어넘은 장씨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구 관계자는 “CCTV에 사람이 움직이면 이를 크게 확대해주는 기능을 따로 설치할 수 있지만 의무사항이 아니라 설치하지 않았다”며 “이번 화재 이후 문화재청장의 특별 지시에 따라 설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육안으로 침입자를 다 잡아내기 어렵다는 점은 알고 있다”며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다은·우영탁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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