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회로기판(FPCB) 기업 비에이치(090460)가 최근 애플 아이폰용 경연성회로기판(RFPCB) 부품사로 다시 선정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애플 수혜주로 재부상하고 있다.
비에이치 주가는 코스닥 시장에서 이번 달에만 7% 넘게 상승했다. 지난달 18.9% 주가가 오른 데 이은 반등이다.
비에이치는 올 초 섹터 불확실성 확대에 주가가 하락 조정받은 바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아이폰 판매 부진 여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X의 판매 부진 전망이 이어지면서 비에이치의 주가는 올 1월에만 28% 하락했다. 또 지난해 말 애플에 같은 부품을 납품하는 인터플렉스(051370)의 부품 불량 이슈가 터지면서 시장 우려감이 커지며 주가가 추가 하락했다. 같은 섹터에 속한 인터플렉스는 지난해 말 불량 이슈 이후 최고 7만원이었던 주가가 이달 초 2만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달 초 아이폰 신작에 비에이치가 다시 선정되면서 주가가 다시 반등세를 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차기 아이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RFPCB 공급업체로 비에이치·인터플렉스·삼성전기(009150)·영풍전자가 선정됐다. 생산은 이르면 이달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쟁사 인터플렉스에 비교해서 비에이치는 5.85인치, 6.46인치 두 제품을 모두 공급하는 업체로 선정돼 실적 상승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이로써 비에이치는 기존 아이폰X뿐 아니라 아이폰X의 후속제품 2종류 모두 납품이 결정되며 애플과 견고한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했다. 특히 연초 시장의 실적 우려와 반대로 애플은 자체 회계연도 2·4분기(1~3월)에 매출과 영업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애플은 이달 초 같은 분기 매출 611억달러(66조원), 영업이익 159억달러(17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비에이치는 지난해 아이폰 OLED 공급업체로 처음 선정되며 극적인 실적 반전을 달성했다. 2016년 영업적자 258억원을 올렸던 비에이치는 세계 최대 모바일 기업에 납품을 시작하며 영업이익만 757억원으로 껑충 뛰는 등 비약적인 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3,720억원에서 6,913억원으로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주가 상승 모멘텀은 OLED뿐 아니라 차세대 모바일로 꼽히는 폴더블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지문인식(FOD)도 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019년께 삼성전자의 갤럭시 신모델에 FOD 기능 탑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고객인 애플 역시 2019년 OLED 아이폰 신모델에 FOD를 채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이동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OLED 안에 지문인식 센서를 넣는다면 패널용 FPCB 외에 추가적인 FPCB가 필요해 패널당 채용 기판 수가 증가해 비에이치와 같은 부품사에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2020년께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역시도 모바일 대당 기판 수가 확대되며 향후 생산량을 더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폴더블과 FOD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 공급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부터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며 “애플을 통한 단기 실적뿐 아니라 중장기 성장 모멘텀도 충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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