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7년 만에 격돌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가 30일 열린 ‘서울시장 후보 TV 토론회’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안 후보의 계속된 공격에 박 후보가 “좀 야박하다”고 답할 만큼 7년 전 이른바 ‘아름다운 양보’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 후보는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조건 없이 박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바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자유토론에서 “서울은 (박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임한) 지난 7년간 계속 나빠졌다”며 “그러나 박 후보는 남 탓만 하며 유체이탈형 화법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세먼지 대책에 있어서는 협조 안 한 경기도 탓, 재건축·재개발 문제는 국토부 탓, 일자리 문제는 정부의 세종시 이전 탓을 하며 남 탓만 했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이 같은 지적에 “나는 안 후보에게 감사할 일이 많다”는 말로 운을 뗐다. 그는 “(안 후보가) 2011년 시장 후보직을 양보해줬고, 2014년에는 당 대표로서 나를 세게 지지해줬다”며 “최근에도 ‘박 시장이 혁신 아이콘’이라고 지지를 많이 해줬다는데 지금은 이렇게 비판하니 조금 야박하고, 서운하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서울에서 벌어진 모든 일은 내 책임”이라며 “서울시장을 하면서 그렇게(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말한 적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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