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는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 측이 당 대 당 통합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김 후보의 사퇴만을 요구한 것을 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단일화를 하려면 단일 정당을 먼저 만들고 당을 통합시켜야지 정당은 따로 하면서 (단일화하겠다는 것은) 일종의 ‘속임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무조건 저보고 양보하라고 하는데 저는 양보하라는 이야기를 안 한다”며 “상대를 보고 계속 양보하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정치 도의상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야권 표를 분산시키지 말라”며 김 후보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를 향해 ‘야권 후보 단일화의 훼방꾼’이라고 지적한 뒤 “어차피 한국당의 운명이 문 닫을 정당이라면 더는 야권 표를 분산시키지 말고 야권 단일화에 협력하라”고 요구했다. 김 후보가 언급한 ‘당 대 당 통합’을 겨냥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김 후보가 서울시장 당선에 전혀 관심이 없고 잿밥인 선거 이후에 있을 정계개편에만 관심이 있다”면서 “김 후보가 마지막 애국심을 갖고 있다면 후보에서 사퇴하는 것이 서울시민과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위해 낫다”고 힘줘 말했다.
두 후보의 책임 공방은 지방선거 이후 야권 패배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3자 구도로 치러져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3등 후보를 향해 ‘과욕을 부려 야권을 패배로 내몰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