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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군인을 존경하는 사회

이성용 엑시온 대표·전 베인&컴퍼니 한국대표





몇 주 전 육군참모총장과 참모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에서 장교들을 만날 때마다 필자는 그들의 국가에 대한 의무감과 명예, 헌신과 희생에 항상 감명받고 있다. 그들은 매우 전문적이고 훌륭한 태도와 인품을 지니고 있으며 사업이나 학계에서는 배우기 힘든 그들만의 고유가치를 지니고 있다. 회의 초반 몇 분 안에 그런 것들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필자는 새삼스럽게 그들이 내 자유를 지켜왔기 때문에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었다는 사실을 느꼈고 감명받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군인들이 우리를 위해 헌신하는 만큼 국민들의 존경과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필자는 혼란스럽다. 과거 군대에서 많은 불행한 사건이 있었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의 사건들이고 군대 전체를 반영하지 못한다.

몇 년 전 필자는 미국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LA)까지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비즈니스석에 앉아 있던 한 신사가 이라크에서 복귀 중이던 대령이 일반석에 앉은 것을 보고 자기 자리를 양보했다. 6시간의 비행은 솔직히 길고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필자는 그에게 자리를 양보한 이유를 물었고 그는 간단히 말했다. “이것은 내가 우리를 위해 희생하는 군인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입니다.” 옆에 있던 승무원은 이런 행동이 비행에서 볼 수 있는 꽤 일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 신사의 행동은 필자에게 개인적으로 감동을 줬지만 전형적인 미국인들이 얼마나 군인들을 존경하는지 놀라운 마음으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우리 국민들도 소방관 등 일부 공무원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많이 생겼지만 군인들을 존중하는 면에서는 미국과 근본적으로 같은 선상에 있지 않다. 군대 또한 우리 사회가 이런 존경의 결핍에 빠진 것에 일부 빌미를 제공했다고 본다. 일반인이 접할 수 없는 그들만의 문화와 난해하고 폐쇄적인 군대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것도 이유의 하나다. 더 친근한 자체 브랜드를 만드는 데 실패함으로써 군대는 우리 사회에서 점점 고립돼가고 있다. 한편 정부도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많은 군인이 군에서 제대·조기퇴직 하거나 이직하지만 우리 사회는 최상의 고용이라고 주장하기 어려운 아주 기본적인 연금과 기초 일자리 외에는 충분한 고용 기회나 전환 지원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나는 우리 사회가 군인들을 재평가하고 다시 감사해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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