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양국 간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을 조속히 타결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연간 200억달러 수준인 양국 간 교역액을 증대시킨다는 방침이다.
양국 정상은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위원회 조기 개최 △4차산업 제3국시장 공동진출 △해외 스마트시티 분야 공동진출 △중소기업·스타트업 간 협력 확대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긴밀한 협력 등에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는 우리에게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국가 중 제2위 교역국이자 제1위 투자국”이라며 “양국의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활용한다면 발전 잠재력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약 200억달러 수준의 교역 규모를 대폭 늘리고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을 조속히 마무리해 투자를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인도에 이어 싱가포르와 경협 내용과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한 것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새로운 시장개척이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리 총리님과 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며 “양국의 우수한 기술력과 자본력을 잘 접목하고 활용한다면 첨단제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핀테크, 바이오·의료 등의 첨단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한·아세안 FTA 추가 자유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합의는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보호무역주의에 공동 대응하면서 양국 간 상호 호혜적 무역증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대해 “북한이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을 비난했지만 그 내용을 보면 자신들은 성의를 다해 실질적 조치를 취해나가고 있는데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불평”이라며 “이는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전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를 아무도 낙관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고 북한의 안전보장을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을 모아간다면 북미 협상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싱가포르=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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