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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법인분리 파장 확산]인천시도 "청라 부지 회수 하겠다"압박...꼬이는 경영정상화

市, 30년 무상임대 부지 회수땐 임대료 비용 눈덩이

勞 파업까지 겹치면 연초 한국GM사태 재현 가능성





인천시가 한국GM의 연구개발(R&D)법인 분리에 반발하며 청라 시험주행장 부지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지난 19일 한국GM의 일방적인 주주총회 결정에 2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노동조합·인천광역시 등 ‘패싱’된 모든 이해관계자가 반발하는 상황이다. 인천시가 회수하려는 청라 부지는 한국GM이 R&D법인을 분리해 신설한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예정지로 염두에 두고 있는 곳이다. 노조의 총파업에 이어 인천시까지 한국GM에 압박을 가하며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은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GM 측에 제공한 주행시험장 부지 회수 등을 법률 검토하도록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며 “자동차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에 매진해줄 것을 기대하며 부지를 제공했는데 시민사회의 동의가 있지 않다면 부지 회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시 서구 청라동에 41만㎡ 규모로 조성된 한국GM 주행시험장은 인천시가 2004년 GM대우에 빌려준 땅이다. 30년 무상임대에 20년을 추가로 더 사용할 수 있는 조건에 특혜시비가 일기도 했지만 청라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 투자 유치 활성화 차원에서 파격적으로 제공됐다. 인천시가 회수에 돌입할 경우 한국GM의 R&D법인 설립은 난항을 겪게 된다. 우선 무상임대로 빌린 땅에 대한 임대료를 내야 해 비용이 눈덩이로 늘어난다. 주행시험장을 대체할 부지를 찾는 데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특히 R&D 신설법인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설립도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한국GM은 연결감사보고서에 청라지구 토지무상사용권에 대해 2007년 10월 자로 임대차 계약을 했고 주행시험장과 R&D시설을 건설·운영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청라 부지가 없었다면 R&D법인의 분리 결정을 쉽게 하지 못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마땅한 대체부지를 찾기도 어렵다. 현재 한국GM의 R&D법인은 인천 부평구 청천동의 디자인센터, 생산기술연구소를 모두 합쳐야 한다. 3,000여명의 직원이 자리를 잡고, 새로 주행시험장 부지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인천시가 새로운 조건을 제시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이번 R&D법인 분리가 한국GM의 철수 수순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인천시 입장에서도 그대로 부지를 제공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불과 한 달여 전인 9월7일에는 인천시청에서 박 시장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상생 협약식을 체결하고 쉐보레 판매 증대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다짐하기도 했다.



한국GM 사태의 분수령은 22일이다. 한국GM 노조는 노조원 투표를 거쳐 찬성률 78%로 파업을 가결한 상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2일 쟁의조정 중지를 결정할 경우 노조는 곧바로 파업 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다.

인천시의 압박, 산업은행의 추가 자금 지원 거부,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GM은 다시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현재 한국GM은 5월 경영정상화에 대한 합의에 따라 2020년 국내 시장에 출시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하기 위해 부평 2공장에 대한 설비투자에 돌입했다. 창원 공장에서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 2022년 국내 시장에 나온다. 파업으로 공장이 멈추면 이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 해법을 찾지 못하면 올해 초 법정관리 문턱까지 갔던 한국GM 사태가 내년 재연될 수도 있다.

다만 노조와 산은·한국GM이 협상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국GM이 2023년께까지 신차 3종 등을 국내 생산하기로 투자한 만큼 수년 내 철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노조도 최악은 바라지 않는다. 무급휴직자들에 대한 생계비 지원을 요청한 특별단체협약과 신설법인에 대한 영향력 등을 협의해 해결책을 찾을 여지도 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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