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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역전된 채권수익률 불안하게만 봐야할까

에린 비글리 AB 채권부문 선임 투자전략가





최근 미국 주식시장 급락의 원인은 무엇일까. 아마도 채권시장과 채권 수익률곡선이 경제 상황에 대해 시사하는 것 때문일 수도 있다. 올 한 해 동안 미국 채권 수익률곡선은 평탄해져왔다. 이것은 장단기 금리 차이가 근소하게 좁혀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역사적으로는 경제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4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채 5년물 금리가 2년물보다 약간 더 낮아지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이는 S&P500지수가 3.2% 급락하는 데 일조했다. 10년물과 2년물 간의 금리 차도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12bp까지 축소됐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1970년대 중반 이후 있었던 경기침체에 앞서서 10년물과 2년물 간의 금리 역전이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나타났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 투자자들이 채권 수익률곡선 평탄화에 왜 그토록 관심을 가지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사실은 미국이 경기침체에 들어가기 전에 수익률곡선 역전 현상이 나타났었지만 수익률곡선 역전 이후에 항상 경기침체가 수반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과거 1986~2001년 다섯 번의 채권 수익률 역전현상이 일어났지만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약 3년 동안 평균 15%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경기침체가 바로 뒤따르지는 않았다. 그리고 2006년 7월 수익률이 재역전됐을 때에도 주식시장이 조정받기까지 약 2년이 더 걸렸다.



이번 경우 채권 수익률곡선의 신호가 다소 왜곡됐을 것으로 여길 만한 이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평탄한 수익률곡선은 통화 정책이 너무 긴축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경제의 펀더멘털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정도까지 단기 금리가 너무 올랐다는 얘기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현재의 단기 실질 금리는 여전히 0%를 넘지 않는다. 이번 사이클 기간 동안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에서 금리가 움직일 것으로 보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제로금리는 현재 경제 펀더멘털을 고려했을 때 결코 높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앞서 말했듯이 채권 수익률곡선의 역전 현상이 경기침체와 반드시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것은 경기침체를 촉발시킬 수 있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만약 경기침체의 신호들이 다른 곳에서 나타나지 않는다면 정책 입안자들이나 투자자들은 수익률곡선이 주는 신호를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는 아직 없다.

계속되는 무역분쟁과 인플레이션 가속화, 그리고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 등으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의 성장 속도는 둔화되겠지만 경기 침체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오는 2019년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2%대를 견조하게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여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임금과 노동비용을 함께 상승시키겠지만 소비 측면에서 미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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