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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보, 적자국채 발행 지시'...카톡 메시지 공개한 신재민

보고서 등 증거 추가 공개하기로

기재부 "2017년은 文정부 첫해

국가채무비율 높일 이유 없어"

2일 신 전 사무관 檢고발 조치

청와대가 불필요한 적자 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당시 기재부 담당 차관보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증거로 공개했다. 그는 당시 담당자로서 직접 작성했던 보고서를 포함해 증거를 더 갖고 있다며 조만간 추가 공개하겠다고도 밝혔다.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에 대해 직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신 전 사무관은 1일 모교인 고려대 인터넷커뮤니티 ‘고파스’에 ‘신재민 선배님 요청으로 올립니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2017년 11월14일에 기재부 차관보로 추정되는 인물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차관보가 “핵심은 17년 국가채무비율을 덜 떨어뜨리는 겁니다”라고 말한 뒤 “올해 추경 부대 의견 0.5조 이미 갚았는가?”라고 묻자 신 전 사무관이 “네. 이미 상환조치하였습니다”라고 답한 대화 내용이 담겨있다. 신 전 사무관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채무비율을 덜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말은 (국채를) 발행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발행하라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카카오톡 대화 전후 상황에 대해 “당시 (김동연) 부총리가 8조7,000억원 풀로 추가 발행하라는 지시를 한 뒤”라며 “국채시장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추가 발행할 수 있는 규모를 모색하는 상황이었다”고 부연했다.

신재민 전 사무관이 올린 카톡 내용. /연합뉴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지난 2017년 기재부가 예정됐던 국채 조기상환계획을 하루 전에 돌발 취소하는 과정에서 적자 국채 규모를 4조원 확대해 발행하라는 청와대의 강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신 전 사무관에 따르면 “정권이 교체된 2017년에 국채 발행을 줄이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줄어 향후 정권 내내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당시 적자 국채 발행 지시의 주된 논리였다.

기재부는 이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또 다시 전면 부인했다. 기재부는 이날 오후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4조원 적자 국채를 추가 발행해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약 0.2%포인트 증가에 그쳐 크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설사 추가 발행을 통해 2017년 국가채무비율을 높인다 해도 이는 박근혜 정부의 국가채무 비율이 되는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 첫해 국가채무 비율이 되는 것이어서 그럴 이유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신 전 사무관이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에 대해서도 “당시 치열한 내부논의 및 의사결정 과정에서 국채발행은 국가채무규모, 특히 GDP대비 국가채무비율과 직결되는 것인만큼 중기재정 관점에서 국가채무의 큰 흐름을 짚어보는 과정에서 나온 의견”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당시 4조원 적자국채 추가 발행 여부를 검토한 배경에 대해서는 “(8조7,000억원 전액 미발행할 때보다) 세계잉여금이 그 규모만큼 더 증가한다”며 “각 방안별 장단점이 있어 기재부 내부논의 및 관련 기관과 많은 협의가 있었고 그 결과 전액을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혔다. “세계잉여금으로 처리하기보다는 미리 국가채무 규모를 줄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며 “청와대도 의견을 제시했으나 강압적 지시는 전혀 없었다”고도 재차 강조했다.

기재부는 2일 신 전 사무관을 검찰에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며 “특히 소관 업무가 아닌 자료를 편취해 이를 대외 공개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국가가 좀 더 나아지길 바라서 제보를 한 것”이라며 “비밀 엄수 위반으로 처벌하신다면 처벌을 받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그는 정부가 자신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는 데 대한 심경도 전했다. 신 전 사무관은 “이렇게 내부고발하고 더 잘 살고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 보이고 싶었다. 그래야 다른 사람도 저를 보고 용기를 낼 것 아니냐”면서 “내부고발한 이상 정부의 재발 방지 사과를 듣고 제가 잘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참 그게 쉽지 않다”고 썼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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