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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M&A에 기업생존 달렸다]부동산 매각이 中투자금 회수에 유리

<4> 진출만큼 중요한 中 철수

현지 경쟁 심화·인건비 상승

국내외 기업 '차이나엑시트' 증가

세금·당국 인가 등 규제 많아

법인보다 건물·공장 매각 선호

채권·채무관계 확실히 정리해야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사례가 늘면서 투자회수(exit)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시장 진출에만 관심이 큰데 손실 없이 철수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시장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활발했던 만큼 최근 철수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12월12일 중국 스마트폰의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톈진 소재 스마트폰 생산법인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부터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롯데마트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어려움을 겪다가 중국 리췬그룹에 72개 매장과 중국 동부에 위치한 15개 부동산을 매각하며 철수를 시작했다.

◇투자만큼 철수도 중요=중국 시장을 빠져나가는 것은 해외기업에도 이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만큼 전 세계 기업들이 몰려들어 경쟁하기 때문에 이익을 내는 것보다 생존하는 것이 더 어렵다. 중국 소비자의 소득이 늘면서 시장 트렌드가 급격하게 바뀌고 이에 대처하는 것도 쉽지 않다. 삼일회계법인PwC CF본부 파트너는 “과거 중국의 값싼 노동력 때문에 진출했던 기업을 중심으로 인건비 급등을 견디지 못하고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장점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각종 규제가 많은 중국에서 큰 손실 없이 사업을 정리하는 일은 쉽지 않다. 세금과 당국 인가 등의 문제로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하려면 형식은 법인 매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공장과 건물 등 부동산을 매각해 이뤄진다. 가격 산정은 현지 부동산 시장가격에 거래 종료 시까지 소요되는 비용을 제외한 현금성 자산으로 정해지는 편이다. 회사의 주요 가치는 부동산 자산으로 매기지만 형식은 법인의 주식을 파는 것이어야 국내로 매각대금을 송금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특수성 때문에 철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끝내기까지 여러 돌발 변수들이 많다.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중국 현지 매수자를 찾는 것이 어렵다”며 “매수 자금 없이 매수 의사를 표시하는 중국 브로커를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협상 과정에서 신뢰 부족으로 생기는 문제 때문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매각 이후 돌발변수도 많아=중국 기업에 자산을 매각하면 중국 측 매수자가 세금을 낸다. 이 거래를 바탕으로 중국의 공상국 및 상무국의 매각 승인 이후 최종적으로 중국 외환국에서 돈의 흐름에 문제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몇 년이고 돈이 묶여 한국으로 들여오기 어렵다. 이 파트너는 “중국 외환국이 판단하는 기준이 중국의 지역마다 다르고 일부는 주관적인 경향도 있어 논리적인 설명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나아가 중국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그동안 거래했던 사업 이해 관계자들과 채권·채무관계를 확실히 정리하지 못하면 민사소송을 당해 출국 정지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중국에 대한 경험이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현지에서 겪는 어려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로펌의 한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외환 관리가 너무 엄격해 M&A 관련 법무 대리 수수료를 거래 2년 뒤에나 받을 정도”라며 “사업을 정리하고도 외환 문제 때문에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중국에서 철수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다수”라고 밝혔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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