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10일 개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전윤구 경기대 교수는 “최저임금 1만원은 모든 후보들이 내세운 대선 공약이었지만 사실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었다”며 “1만원 공약 실현을 위주로 최저임금이 결정돼 부작용이나 노사 당사자들 사이의 분쟁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저임금은 근로자 생계비와 고용효과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지난 7일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고용경제 상황과 기업의 지불능력 등을 추가하고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내용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 초안을 내놓았다. 10일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는 정부의 개편안에 지지 의견을 냈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안을 통해 일자리 공급자의 상황을 고려하겠다고 한 점에 공감한다”면서 “그간 노동생산성 등 최저임금 결정기준이 있어도 우회하거나 일부만 적용됐다. 정치적 상황 변수가 영향을 미쳐 최저임금을 결정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앞으로 최저임금 공약 자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개편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완을 주문한 의견도 있었다. 박귀천 이화여대 교수는 “이번 개편안은 현실적으로 실무상 반영됐던 내용을 공식화하고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으로, 완전히 새롭지 않다”면서도 “기업의 지불능력이라는 기준은 기업별로 천차만별인데 추상적 기준으로 법에 넣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최저임금이 높다고 하지만 미혼 근로자 1인 생계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서 생계비를 개인이 아닌 가구에 맞춰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과 같다. 고용부는 오는 16일 전문가와 노사 양측이 참가하는 최저임금 토론회를 개최한다. 24일에는 대국민 토론회가 열린다. 21∼30일에는 국민 대상 온라인 설문도 진행된다. 정부는 여론을 수렴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확정한 뒤 다음달 국회 입법을 추진한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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