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사고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사고 관련 간담회에서 “돈 있으면 무죄, 돈 없으면 유죄(유전무죄 무전유죄)인 나라에서 아이를 낳아서 무엇하냐”며 정부와 사회를 향한 비판을 가했다.
김씨는 1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가 개최한 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역할과 과제 간담회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아들 용균이가 떠난 지 35일이 됐다”며 “아직도 아들 이름을 부르면 금방이라도 대답할 것 같아서 전화도 하고, 카카오톡 메시지도 보내보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미칠 것 같다”고 말을 시작했다.
김씨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계획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무엇이 잘못돼 내 아들이 이런 사고를 당해야 했는지를 묻고 또 묻는다”며 “안전장치 없는 사회에 아들을 내보낸 내 잘못이 크다”고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서민은 아이를 낳아도 돈 있는 사람들의 노예로 살다가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며 “사고가 나도 책임지지도 않는 이런 나라에서는 아이를 낳지 말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새겨듣지 못했다”며 “돈 없으면 짐승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하는데 이게 무슨 민주주의 나라인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씨는 “잘못을 저지르는 정부나 기업을 절대 용납하면 안 된다”며 “내가 사는 날까지 싸우고 이겨낼 테니 부당한 나라를 반듯하게 세우기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변문우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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