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금융당국 출신 인사의 금융회사 재취업에 따른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서 “금감원 출신 임원이 취임한 이후 3개월 간 해당 금융사가 제재 받을 가능성이 약 16.4% 줄었다”고 밝혔다. 금감원 출신을 영입하지 않은 금융사보다 제재 확률이 16.4% 낮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다른 금융당국 출신 인사가 재취업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제재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금감원 출신 영입은 3개월 정도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게 KDI의 설명이다. KDI는 “제재 감소 효과는 주로 현직 감독 실무자와 임원 간 인적 관계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금감원 출신 임원이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제재 확률이 낮아진 3개월간 금융사의 운영위험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감원은 KDI의 보고서에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며 반발했다. 금감원은 “ KDI의 제재확률 측정이 지나치게 단면적으로 분석됐다”며 “금융회사의 제재확률 측정 시 대상 기간 중 제재의 경중 및 건수는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제재사실 여부만 고려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고서 발표 시점이 미묘하다”며 “공공기관 지정 문제, 최근 금융위와 금감원간 갈등과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DI 관계자는 “순수하게 연구 담당자들의 학술적 호기심에 따라 연구하고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세종=한재영기자·손구민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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